교회의 역사와 교리/예수 그리스도

예수님은 결혼했을까요?

모로나이 2012. 12. 21. 01:16

 

 

 

 

예수님은 결혼하셨을까요? 몇 년 전 다빈치 코드라는 소설과 영화로 인해서 이 문제에 대해 한참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는 성혈과 성배라는 책에서 모티브를 얻어 소설화한 것이 인기를 얻자 그 문제가 본격적으로 언론에 노출되고 많은 이들의 관심거리가 되긴 했지만 사실 예수의 결혼 문제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문제였습니다.

 

사실 교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예수가 결혼했다고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1912년 제일회장단의 일원이었던 찰스 더블류 팬로스 장로는 예수가 결혼했냐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결혼했는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습니다. 교회는 그 주제에 대해 어떤 공식적인 선언도 하지 않습니다.”(Charles W. Penrose, "Peculiar Questions Briefly Answered," Improvement Era 15 no. 11 (September 1912).)

 

또한 교회의 대변인인 데일 빌스(Dale Bills) 형제는 2006516일 화요일에 다빈치 코드로 인해 야기된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예수가 결혼했는지에 대해 믿음이 교회의 공식적인 교리가 된 적이 없습니다. 교회는 그에 대해 승인하지도 않았으며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19세기 중반 과거 몇몇 교회 지도자들이 그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힌 적은 사실이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교회의 교리는 아닙니다.” ("LDS do not endorse claims in 'Da Vinci'," Deseret News, 17 May 2006;)

 

빌스 형제가 언급한 것처럼 교회의 몇몇 지도자들은 예수가 결혼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으며 실제 이에 대해 말씀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사도였던 올슨 프렛의 경우 다음과 같은 설교를 했습니다.

 

혹 갈릴리 가나의 결혼식에서 예수님이 신랑으로서 마리아와 마르다와 다른 마리아를 대동하셨다 하더라도 우리는 전혀 놀랄 필요가 없습니다. 만일 우리 구주와 이 여인들 사이에 부부 관계에서만 적합하게 여겨지는 사귐과 친근감이 없었다면 그것은 전혀 타당성이 없는 이야깁니다. (Journal of Discourses 2:82.)

구주께서는 죽으시기 전에 자신의 육신의 자녀들을 우리가 우리의 자녀들을 대하듯이 대하셨습니다. ( Journal of Discourses 4:201.)

 

 

 

그리고 조셉 필딩 스미스 회장의 경우도 예수는 결혼을 했으며 자녀들도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19633월에 예수의 결혼과 관련하여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습니다.

 

    

최근 논의 중에 예수는 결혼 했을까라는 질문이 제기되었지요. 이사야서 5310절을 읽어 보십시오.

 

여호와께서 그에게 상함을 받게 하시기를 원하사 질고를 당하게 하셨은즉 그의 영혼을 속건제물로 드리기에 이르면 그가 씨를 보게 되며 그의 날은 길 것이요 또 그의 손으로 여호와께서 기뻐하시는 뜻을 성취하리로다

그가 씨를 보게 되며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이것은 예수님에게 아이가 있다는 뜻 아닐까요?

 

성전 의식에서 우리는 성전 결혼을 통해서만 승영의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를 수 있으며 우리 하나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의 면전에 거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모범을 보여주시기 위해 이곳에 오셨기 때문에 우리는 그분이 결혼했을 것임을 믿는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처럼 교회의 몇몇 지도자들은 예수 결혼설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왜 교회 지도자들을 비롯하여 교회의 몇몇 회원들은 예수님이 결혼했을 것이란 사실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일까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원한 결혼을 통해서 승영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도 반드시 모범을 보여주시기 위해 결혼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비교적 지배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몇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결혼은 하나님 아버지께서 에덴 동산에서 승인하시고 제정하신 신성한 제도입니다. 그리고 결혼의 기본 목적은 인간 가족을 낳아서 인류가 더 많아지게 하는 것이었기에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이브를 만드시고 인류를 번성시키기 위한 적절한 마련으로 결혼을 제정하신 겁니다. (창세기 1:27,28)

 

그렇기 때문에 히브리인들 사이에서는 결혼이 일반적인 생활 방식이고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의무였습니다. 그렇기에 구약 성경에는 총각에 해당되는 단어가 없을 정도지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피스대의 종교학 교수였던 윌리엄 E 핍스는 예수는 결혼했던가라는 책에서 예수가 결혼했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서 몇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예수 당시 유대 사회에서는 에세네라는 극단의 금욕주의 종파 사람을 제외하면 멀쩡한 사람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한 뒤 생육하고 번식하여 땅에 충만하라”(창세기 1:27,28)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불법적인 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의무에 충실한 사람이라면 모두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예수가 결혼했다는 말이 성경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지만 결혼하지 않았다는 말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결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결혼한 사실보다 더 특별한 일이기에 정말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을 부각해서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둘째, 사람들이 예수를 랍비(선생)’라고 불렀는데(요한 4:31), 랍비는 보통 결혼한 사람에게 사용하는 말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결혼을 해야 선생으로서 가르칠 자격을 얻는데 예수께서는 침례 이후에 회당을 돌아다니면서 유대인들을 가르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누가 4:15,18)

 

최근에는 카렌 킹 하버드대 신학부 교수가 이른바 예수의 아내 복음서4세기경 제작됐으리라 추정되는 콥트어 고문서의 일부를 공개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앞면 8, 뒷면 6줄로 된 4×8cm 명함판 크기의 이 문서에는 예수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여자들의 역할에 대해 대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 문서에는 예수가 그들에게 말하기를 나의 아내라는 표현과 마리아는 그럴만하니와같은 문장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킹 교수는 이 문서의 아내는 다른 뜻으로 이해될 수 없고, 말 그대로 아내(wife)’를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또 파피루스 전문가들에게 조회해본 결과 이번에 발견된 문헌이 인위적으로 조작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하죠. 그는 문서 자체는 4세기의 필사본이지만, 내용은 본래 기원후 150년경 그리스어로 작성된 것이라 봅니다. 물론 4세기 경의 문헌이면 영지주의 사상이 판을 치고 다양한 위서들이 등장해서 그 기록이 영감 받은 것인지에대해 확언할 수는 없지만 참고로 하기에 흥미로운 자료임이 틀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성경을 기록한 필자들은 예수님의 공생애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유년 시절의 이야기나 생일, 결혼과 같은 사생활에 대해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은 추측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예수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믿음은 2세기 중반쯤에 정착되었고 로마 가톨릭의 금욕주의 철학과 맞물려 거의 정설화 되었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로마 카톨릭이 초대 교황이라 부르는 베드로는 결혼을 한 사람이었고 사도 바울은 후일에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전할텐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혼인을 금하는 것” (디모데전서 4:3)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이 외에 몇가지 제기되는 근거로 보면 예수님이 결혼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는 거도 그리 틀린 것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에도 비중을 두진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경전이나 계시를 통해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모른다고 답변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예수님이 결혼을 했던 안했던 그것이 중요한 문제일까? 혹자들은 예수님이 결혼했다는 주장을 신성모독이라고 하는데 결혼 자체가 성스러운 의식으로 하나님이 제정해 주신 것인데 예수님이 결혼했다 한들 그것이 큰 문제가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결혼했다고 하여 그분이 십자가에서 흐른 고귀한 피는 무의미한 것이 됩니까? 어떤 이들에게 예수님은 식사도 하시고 트림도 하시고 대소변도 보셨다...라고 말하면 신성을 모독한 행위로 모독하거나 역시 이단이다..’라고 판단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정서적인 거부 반응일 뿐 어떤 근거도 없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면서도 완전한 인간이셨습니다. 어머니 마리아의 뱃속에서 나와 젖을 먹고 자라셨을 것이며 육신적 정신적인 고뇌도 겪으셨을 것이며 목마름과 배고픔으로 힘들어하셨을 것입니다. 진정 그분은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시험을 받으셨기에 우리를 온전히 이해하시는 대제사장이시지만 죄가 없으신 분입니다. (히브리 4:15) 결혼을 했든 안했든 그분은 죄가 없으신 분으로서 그분을 믿는 모든 이들을 구원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구세주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