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개인적 생각들

내가 몰몬이 아니였다면???

모로나이 2007. 8. 27. 22:59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는 몇몇 안티 몰몬들은 나를 일러 무시무시한 골수 몰몬이라고 부른다.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과 신앙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선과 악을 명확하게 구분할지 모르는, 몰몬교라는 사교 단체에 의해 단단히 세뇌가 되어 버린 골수라고 한다. 글쎄 골수라는 말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난감하다. 조셉 에프 스미스 회장님이 어린 시절 몰몬을 적대시하는 사람들 앞에서 저는 골수까지 물들어 버린 몰몬이외다!라고 외쳐 그 용기에 적대시하는 사람이 탄복했다는 일화가 있긴 하지만 난 아직 그 정도로 내 자신이 몰몬이즘이라는 사상(?)에 깊이 물들어 있는 것 같진 않은데 말이다. 암튼 그렇게 말해주니 그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긍정의 힘이라는 책이 한 때 베스트 셀러로 많이 팔렸던 것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무턱대고 비관적으로 보는 몇몇 사람과는 달리 긍정적으로 살아갈 때 그 속에서 솟아 오르는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위해 옹호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행동이 있을까? 그것을 굳이 세뇌라는 다소 무시무시한 표현으로 들먹이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도대체 몇몇 사람들은 모든 것에 부정적으로만 보려고 하니 이런 고질병을 어찌 해야만 할까

 

어떤 분이 그런다. 몰몬은 이분법적 사상에 물들어 있고 자신만이 선택된 우수한 민족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전부 깔본다고.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꺼다. 이런 사람이 있으면 저런 사람이 있는 법인데 굳이 그러한 사상을 가진 자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 나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난 정말 그들이 말하는 골수 몰몬이며 내 자신도 몰몬이즘이란 형틀에서 굳어진 이분법적 사고 방식에 물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는 만약 내가 몰몬이 아니었다면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도 생각해 봤다. 이 신앙은 누구의 억압도 아닌 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을 만한 나이에 진지한 가운데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몰몬이 아니었을 때를 상상하는 것은 생각 외로 쉽다. 아무튼 현재 몰몬으로서 내가 느끼는 자 자신의 본질이라고나 해야 할까? 그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것은 흥미 있다.

 

내가 이 복음에 흥미를 느꼈던 것 중에 하나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였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교회에서 매일 듣는 그러한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가 되신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간단하지만 명확한 선언은 주변의 사람들을 보는 내 자신의 시각을 변화시켰다. 인종이나 종교, 국적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들은 우리의 형제요 자매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상이었던가. 어떤 명분이나 당위로서도 쉽게 이해 못할 사해동포주의의 개념을 이처럼 간단하면서도 명확하게 설명한 이론이 어디 있었던가? 서로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분명한 이유가 생긴 것이었다. 교회에서 모든 사람들을(교회 회원이 아닌 사람들도) 형제 자매로 부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졌는데 굳이 종교적인 개념을 빌리지 않아도 될 것들이었다. (그런데 한 때 후기성도였다가 지금은 그 길에서 떠난 비난을 일삼는 어떤 분은 필자가 형제라 불렀다 하여 대단한 거부감을 보였다. 얼마나 세상을 보는 시각이 좁아졌던지 순수한 의도의 표현조차도 거부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었다. )

 

또한 브리검 영 회장을 비롯한 여러 선지자들이 선언한 것처럼 모든 종교마다 나름대로의 진리가 있으며 그것을 우리의 것으로 삼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매력적이었다. 신앙개조에서 나온 것처럼 무엇이든 옳고 순수한 것이며 바라지 마지 않는다는 그 가르침은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각을 변화시켰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 소중하고 옳으며 다른 것들은 잘못된 것으로 보기 쉬운 우리 인간들 사고 방식에 찌들어 있던 내게 이런 가르침은 분명 신선한 것이었음에 분명했다. 나의 것이 소중하다면 다른 사람의 것도 소중한 것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가르침이 곳곳에서 무시되고 있든 터에, 그리고 그와 유사한 가르침을 받고 자란 내게 있어서 그러한 선지자들의 가르침은 내게 세상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전해 주었다. 물론 침례 받고 초기 몇 년 동안은 이 신앙에 대한 열정으로 인해 다소 교만한 태도를 가졌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시간이 흐르고 선교사로서 봉사하면서 내 자신의 모난 부분들이 많이 깨졌다. 아마도 배타적으로 보일 수 있는 몇몇 교회 회원도 있을 것인데 이는 필히 지나친 열정의 잘못된 표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러니하게도 몰몬이 배타적이라 비난하는 사람들은 몰몬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가차없이 뭉개버리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이것이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고 보는 것인지.)

 

또한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큰 매력을 느꼈다. 굳이 교회 내에서의 영원한 가족이란 교리를 들먹이지 않아도 가족처럼 소중한 것은 없다고 분명하게 못을 박는 교회의 가르침은 내게 우리 가족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켰다. 우리 가족들은 몰몬이 아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을 비난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청소년 시절에 누구라도 경험했을 사춘기의 발악이었던가? 그런 것도 있었다. 가족이란 조직이 내겐 하나의 굴레처럼 여겨졌다. 이런 내게 가족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교회는 내 사고 방식을 변화시켰다. 우리 가족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이런 가족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게 되었다. 현재 어느 누구보다도 가족들을 사랑한다. 물론 복음 안에서 하나가 아니지만 이런 행복한 가정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지금까지 건강할 수 있었으며 더욱 훌륭한 가치관을 갖게끔 인도했음에 분명했다. 가족들은 몇몇 사람들이 비판해 마지 않는 개신교회에서 충실히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다. 한 때  개신교회의 독단적인 가르침에 환멸을 느껴 저주하는 마음이 가득한 때가 있었으나 이젠 가족들이 소중하게 여기고 행복해 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그 마저 사랑하게 되었다. 나와는 다르지만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가치관이며 신앙이기 때문에 내게도 소중하다. (그럼에도 어떤 분들은 가족들이 전부 소중하게 여기는 몰몬이즘을 증오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

 

이처럼 몇 가지 정도만을 생각해 본다. 내가 몰몬이 아니였다면 과연 어떠했을까? 과연 모든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남이 갖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나의 것과 다르다고 하여 비난하고 있진 않았을까?? 아직도 가족을 굴레로 여기며 살고 있었을까?? 인생의 목적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쾌락적인 것에 몰두하면서 살고 있었을지 모른다. 물론 무엇이라고 확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현재 위치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정의 나를 생각해 보면 도무지 답이 안 나온다.

 

물론 교회의 모든 것들이 완벽하고 100% 순수하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내 눈에 볼 때 부족해 보이는 것들도 많고 뜯어 고치고 싶은 것들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교회 지도자들의 말이라고 100% 굽실거리며 순종하고픈 마음도 솔직히 별로 없다. 세상 사람들과 비교해서 더 못한 회원들도 여럿 있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대놓고 비난하고 싶고 욕지거리가 목구멍 끝까지 올라올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 못한다. 왜냐고?? 내 자신이 그런 사람들과 비교해서 잘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대속이 없었다면 나는 정말 벌레 만도 못한 죄인이며 위선자이기 때문이다. 남을 비난할 자격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끙끙거리고 있는 거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그러한 잘못된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었다. 나는 저렇게 하면 안되겠다. 저 회원이 저렇게 이기적이고 교만하다면 난 절대 그와 같은 회원이 되지 말아야겠다. 나도 저럴 수가 있겠구나.뭐 이러면서 내 자신을 끝임 없이 훈련하고 단련하는거다. 그리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나 자신부터 조금씩 변화시켜야 할 각오를 한다. 현재 청소년 관련 부름을 교회에서 하고 있는데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책임감있고 그 무엇보다도 위대한 부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부름을 통해서나마 조금씩이라도 교회 내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그러한 작은 변화의 노력조차 없이 입술로만 떠드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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