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잡담

준비된 선교사의 필요성..

모로나이 2014. 9. 11. 01:16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아내와 함께 동대문에 가서 옷이나 신발 종류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오래된 옷과 신발을, 그것도 거의 매일 입고 다니는 내가 안타까웠던지 큰 맘 먹고 하나 사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나 보다. 원래 아내와 동대문을 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런 것처럼 아내나 여자친구와 쇼핑하러 가는 길을 동행하고 싶어하진 않는다. 나 역시 무지 싫어하고 전에는 이런 문제로 아내와 좀 심하게 다툰 적도 있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냥 아무런 반응도 안하고 그냥 같이 나서기로 했다.

 

사람이 북적북적한 곳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아내 옆에서 그저 멀뚱히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많은 인파들 속에서 하얀 와이셔츠를 입은 선교사가 눈에 띠었다. 우리 와드 소속 선교사는 아닌 것 같아 인사를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는데 아내가 먼저 선교사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와드 소속 선교사라고 하여 뚱뚱한 미국인 한 명과, 표정이 어두운 한국인 선교사였다. P-day라고 해서 쇼핑하러 왔다고 했다. 아내는 날씨도 더운데 음료수나 대접하고 싶다면서 내게 음료수를 사가지고 오라고 시켜 부랴부랴 인근 노점상에서 음료수 두 개를 사서 선교사에게 건냈다. 미국인 장로는 밝은 표정으로 받았지만 한국인 장로는 아무런 표정도, 반응도 없이 그냥 음료수를 받아들었다. 무슨 음료수 하나 건낸 것 가지고 선교사들이 호들갑 떠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어두운 표정의 한국 장로를 보면서 기분이 좀 묘했다. 무슨 안좋은 일이 있었는지 몰라도 그렇지 그렇게 회원이 먼저 다가가 인사를 했으면 억지로라도 표정 바꿔가면서 반응하는 것 아니었나? 아내도 기분이 좋진 않았나 보다. 무슨 저런 선교사가 있담...이라는 말과 함께 선교사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나오면 저렇게 되는 것이라고, 한참이나 선교사의 자질에 대해 떠들었다.

 

요즘 아내나 나나 이런 생각을 해본다. 선교사 연령이 낮춰져서 많은 이들이 선교사로 나오긴 하지만 그만큼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나온 이들도 많다는 점이다. 선교사로 준비하면 나름대로 간증도 쌓고 경전 공부도 많이 하고 나와야 하는데 그저 부모님에 의해 떠밀리듯 나와서 1년 반에서 2년을 외지에서 복음 전하면서 생활한다는 것은 그 개인이나 그가 봉사하도록 부름 받은 교회에나 힘든 일이 아닐까 싶다. 지난 번에 우리 와드로 이동 온 어떤 선교사가 간증이라고 하는 것이 선교사로 생활하기 힘들고, 어떻게 2년을 보낼지 걱정이라면서, 그것도 간증 없이 부모님 때문에 떠밀려 나왔다는 식으로 말한 어린 선교사의 말을 들으면서 준비의 중요성은 더욱 강해진 절실해 진다.

 

물론 선교사로 100% 준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저렇게 세상적으로, 경험적으로도 부족한 이들을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에는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리고 저렇게 초반에는 간증도 없고, 그저 부모님 때문에 나왔다고 하는 이들이지만 봉사하고 간증하면서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간증과 사랑이 더욱 커지고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더욱이 아직은 어리지만 우리 자녀들이 복음 안에서 성장하여 훌륭한 복음 선교사로 봉사할 수 있도록, 단지 부모님의 기대에 따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준비하고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지며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철저하게 준비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다시금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