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수가 얼마나 되는지 감히 헤아려 볼 수 없는 50만명이라는 숫자의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확진되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으며 주변에 확진자가 없으면 정말 친구가 없는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누가 확진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예전처럼 심각하게 여겨지지도 않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예전에 전부 확진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던 시기가 아닌터라 하루에 2번씩 보건소의 연락을 받고 매일 산소포화도나 체온을 체크해서 보고해야 했으며 거의 10일 동안을 집에서 격리된 삶을 살아야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 우리 가족들이 모두 양성이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게 실화인가 싶어 귀를 의심했다가, 백신도 다 맞고 마스크도 꼼꼼하게 착용하면서 가능한 밖에서 사람을 만나지도 않은 내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 싶어 억울한 감정도 들고,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로 몸을 부르르 떨어야 할 때가 있었습니다. 격리로 인한 재정적인 손실부터 이제 우리 아이들이 확진되었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이르기까지 정말 정신적인 압박감은 상당하였습니다. 실제로 증상은 간단한 목감기 수준에 지나지 않았으나 그로 인해 파생되는 여러 가지 것들은 우리 가족들을 심히 걱정스럽게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믿고 있는 회복된 복음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면서 원망하기 보다는 이 상황 속에서 제가 무엇을 배우기를 원하시는지 곰곰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허락하였습니다. .
“그리고 네가 구덩이에나 살인자들의 손에 던져지고 사형이 네게 선고될지라도, 네가 깊은 물에 던져질지라도, 몰아치는 큰 파도가 너에 대하여 음모를 꾸밀지라도, 맹렬한 바람이 네 원수가 될지라도, 여러 하늘이 흑암을 몰아오고 모든 원소가 힘을 합쳐 길을 가로막을지라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옥의 바로 그 턱이 입을 크게 벌려 너를 삼키려 할지라도, 내 아들아, 이 모든 일이 네게 경험이 되고 네 유익이 될 줄 알라.” (교성 122:7)
리버티 감옥에서, 말 그대로 격리되어 있던 조셉 스미스에게 주신 계시입니다. 말로 묘사할 수 없는, 뼈를 깍는 고통이 주어질 지라도 이 모든 일들은 경험이 되고 유익이 될 줄 알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을까요. 코로나로 인한 격리 기간에 이 말씀은 얼마나 격려가 되고 힘이 되는 지 몰랐습니다. 그렇습니다. 분명히 이 시련은 제게 경험이 되고 유익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주어진 상황 속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도록 주님께 간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에게는 격리라는 기간 동안 배운 축복들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1.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일들이 있기에 사실 주말 외에는 가족이 모두 함께 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먹고 사느라 집을 비웠고, 아이들이 학교다 학원이다 어린 나이이지만 정신이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이런 시기에 가족들의 격리는 온전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격리 해제 이후에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지만 불과 집에서 2분 거리에 있는 곳에서 새롭게 일터를 갖게 되어 아이들을 케어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2. 경전을 많이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에 이 시간을 무얼 하면 보낼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바로 이 시기에 말로 경전을 공부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종교교육원 학생용 교재를 펴들고 경전을 파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교회 서적들도 다시금 검토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경전을 읽을면 읽을수록 그분의 사랑을 더욱 깊게 깨달을 수 있었으며 항상 나와 함께 해주시고 경전을 통해 많은 위로의 말씀들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3.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확진자들을 위해 일하시는 각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형식적일 수 있지만 매일 두 번씩 전화해서 몸 상태를 확인하고 안부를 물어주시는 보건소 관계자들께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확진된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 관심을 보여주신 분들께도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전원 확진되어 불편함 없이 마스크를 벗고 집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에도 감사했으며 그런 마음을 갖게 해주신 하나님께도 감사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격리 기간은 모든 시간들이 다 감사의 시간이었습니다.
4. 확진되신 분들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확진되신 분을 보면 그분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어떠한지, 그리고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막상 확진이 되고 보니 그분들이 느꼈을 아픔과 걱정 등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접 경험을 해봤기에 확진이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이런 경험이 없었더라면, 갑자기 양성판정을 받고 당황해 하는 분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을까요.
이처럼 처음에 확진되었을 때는 당황스럽고 원망스럽고 걱정이 많은 상황이었지만 지금껏 받은 복을 세워보니 생각 외로 많은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 앞이 깜깜한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 속에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의문이 들 때 다음 주님의 말씀을 기억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네게 경험이 되고 네 유익이 될 줄 알라”
'개인적인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로에서 봉사하시는(?) 선교사님 (0) | 2022.06.08 |
---|---|
<이단 종교 행사 몰래 가보기 | 몰몬교, BYU 앰버서더스 공연> (0) | 2022.05.11 |
악플 모음 (0) | 2021.08.14 |
속초 여행 (0) | 2017.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