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후기성도들은 일요일을 예배일로 기념하는가?
솔직히 안식일을 언제로 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로 토론한다는 자체가 무의미한 일입니다. (제가 인용하는 성구들을 안식일교회에서는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나 그것은 순전히 해석의 문제일 뿐 본질과는 무관하다고 봅니다.)
“이제는 너희가 하나님을 알 뿐더러 하나님의 아신 바 되었거늘 어찌하여 다시 약하고 천한 초등 학문으로 돌아가서 다시 저희에게 종 노릇 하려 하느냐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갈 4:9,10)
어느 날을 반드시 지켜야 하고 말아야하는 문제로 논쟁을 벌이는 일 자체가 “약하고 천한 초등 학문”으로 돌아가는 일인지라 그리 언급을 하고 싶지 않으며 우리의 구원과도 무관한 일입니다.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거나 모든 날을 같게 여기던 간에 각자 마음에 확정할 일이며 날을 중히 여기는 것도 주를 위하면 될 것이기 때문에 (롬 14:5,6) 어느 날이건 주님께 영광을 돌리고 헌신한다면 그로서 족한 일일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과 초기 사도들은 유대인들처럼 토요 안식일을 기념했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겠지만 예수께서는 의도적으로 모세 율법에서 요구하는 안식일의 규례들을 하나둘씩 파괴해가셨습니다. 마태복음 12장에서 나온 것처럼 안식일에 해선 안 될 일이라 알려진 행동들을 하셨으며 병자들을 고치셨으며 “인자는 안식일의 주인이니라”는 말씀(누가 6:5)을 하심으로 “장차 오는 좋은 일의 그림자”(히 10:1)로서 안식일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취시킨 것입니다. (마 5:17 참조) 그래서 진실한 의미에서의 안식일은 토요일을 일몰설을 들먹이면서 준행해야 할 개념보다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참된 안식(히브리 4장)을 의미한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안식일이 무슨 날이냐는 문제로 떠들고 논쟁하는데 힘을 쓰기 보다는 “우리가 저 안식에 들어가기를 힘쓸지니.. ”(히브리 4:11)는 말씀에 따라 참된 안식에 들어가도록 힘써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안식일을 지키라는 말씀은 한 말씀도 안하시고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 11:28)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신약을 보면 날짜에 대한 논쟁이 없는 겁니다. 예수님이나 그분의 제자들은 유대인들이었기 때문에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말씀을 전하긴 하셨지만 그렇다고 하여 안식일을 예배일로 기념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십계명 중 4계명인 안식일에 대한 구절을 보면 그 날에 예배를 드리라가 아니라 “아무 일도 하지 말라”가 계명이었습니다. (출 20장: 10절 참조) 그렇기 때문에 안식일은 처소에서도 나오지 못하며 (출 16:29), 불도 피울 수 없고 (출 35:3), 스스로 괴롭히는 날(레 23:32)이었습니다. 모세 율법에서 요구하는 토요 안식일이 예배를 드리는 날이었다면 처소에서도 나오지 못하는데 어찌 자유롭게 예배를 드렸겠습니까?? 아무 일도 해선 안되지만 예수님은 여러 선한 일을 행하지 않으셨나요?? 안식일에 일을 하면 심지어 죽이기조차 하였는데요??(출31:15) 유대인들이 드리는 희생 제사는 성전에서 진행한 것이었지 회당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예수님이 거부한 안식일은 모세 율법에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신분으로 안식일을 기념하시긴 하였지만 율법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준행치 않으시고 그 날을 기념하라고 제자들에게 명령하신 바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수님 승천 이후 제자들은 자유롭게 그들의 예배 시간을 정했던 것 같고 안식일에 모임을 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그 다음 날인 일요일에 모임을 가지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마치 초기에 할례 의식과 침례 의식이 공존한 것처럼 말입니다. 사도들이 이방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해서 개종자가 나오긴 했지만 토요 안식일을 지켜야 한다고 요구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지요. 왜냐하면 모세에게 주어진 안식일은 이스라엘을 에굽의 종들에게 해방시켜준 하나님과 맺은 성약(신명기 5:15)이었기 때문에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방인들의 첫 개종자였던 고넬료의 경우를 보십시오. 사도 베드로가 그에게 복음을 전하며 안식일을 지키라 언급했습니까?? 오로지 복음만 전했습니다. 안식일은 구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성도들에게 전한 바가 없습니다. (갈4:16. 골2:16 참조)
신약 성경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성도들이 모여 영적인 모임을 갖는 경우(행 20:7, 고전 16:2)는 거의가 일요일 (주의 첫 날)에 있었습니다. 안식일을 언급한 경우는 성경을 가지고 강론한 경우인데 그것은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행 18:1-4, 13:14, 42-44, 16:2,3)으로 이미 그리스도를 영접한 이들에게 복음을 강론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날마다 예수를 전파하였으나 (행 5:42) 안식일에는 유대인들이 쉬기 때문에 회당에 모였고 마침 그 때가 복음을 전하기 유리했기에 집중적으로 복음을 전했던 것입니다.
성경 안에서만 보면 분명 그리스도인들은 안식일에는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안식 후 첫 날에 모임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님이 조작이나 몰이해로 몰아붙이시는) 교부들의 글들을 볼 적에도 초기 기독교인들이 일요일에 모임을 가졌음을 역사적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왜 일요일에 그리스도인들이 모였는지에 대해 성경에서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역사적으로 남아 있는 것들로만 우리가 추정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구약의 모든 율례와 계명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어떻게 완성 되었는지 성경이 세세하게 알려주고 있지 않은 것처럼 안식일의 개념도 명확하게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벌어지며 교파로 나뉘어싸우는 것이지요. 다만 성경에서 침묵하고 있는 것처럼 당시에는 안식일 문제로 성도들 간에 시끄럽게 논쟁이 벌어지지 않았으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할례의 경우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도 할례를 받아야만 한다는 주장이 나왔기에 “많은 변론 후에” 폐지하기로 결정하였으나 (행 15:19-21) 안식일만큼은 유대인 성도들도 이방인 성도들에게 지켜야만 한다고 강요하진 않았기에 논쟁까지 벌어지진 않았으리라 봅니다. 안식일이 정말 논쟁이 될 것이었다면 그 날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두고서도 논의가 벌어졌을 터이나 그에 대한 기록은 전무합니다. 오히려 할례 문제를 두고 “성령과 우리는 이 요긴한 것들 외에 아무 짐도 너희에게 지우지 아니하는 것이 가한 줄 알았노니”(행 15:28)라는 결정을 밝히면서 몇 가지 사항을 지시했으나 안식일에 대한 개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시 성도들도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이렇게 논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는 말입니다. 아무튼 교부들의 글들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당시 성도들은 유대인들과 자신들을 구별하기 위해 예수님이 부활하신 일요일을 예배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렇기에 상당수 기독교인들도 그 전통을 이어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원강 형제님께서 다음과 같은 글을 인용하셨는데요..
희랍어 원본 성경에서는 8회에 걸쳐 주의 첫날(일요일)을 안식일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사실로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성경이 정확하게 번역된 한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혼란은 해소될 것이다
이 글을 보신 박용진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질문하셨습니다.
님이 주장하시는 주의 첫날이 안식일?이라고 된 그 희랍어 성경구절을 이곳에 발췌하여 그대로 올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그런것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그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사도행전은 그리스어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 주의 첫 날”의 원본은 "mia ton Sabbaton."으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 표현은 예배를 드리기 위해 따로 성별된 성일의 개념이 없던 그리스어 사용자들이 히브리어 Shabbat에서 빌려온 것인데 실제 의미는 안식일 혹은 주의 날을 의미합니다. 또한 고린도 전서 16장 2절에서 “매주 첫날”로 번역된 문장은 그리스어로 "mian sabbaton;"인데 문자적으로 해석했을 경우 “첫 번째 안식일”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표현은 사도행전 20:7과 마가복음 16:9에서도 사용됩니다. 당시 그리스도인들이 무슨 의도로 그렇게 표현을 했는지 모르겠지만(그리스어로 비슷한 표현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일요일을 주의 날로서 모여 예배를 드리기 위한 의도적인 표현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정황들을 염두에 두고 볼 때 교부들의 일요일 관련 주장들은 어찌보면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합니다.
물론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는 성경을 연구해서 만들어진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일요일을 예배일로 삼은 것 역시 계시로 인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외부적인 증거들은 현대의 계시가 결코 성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일 뿐입니다.) 교리와 성약 59:12절에서 일요일에 성찬을 취하며 주님 앞에 죄를 고백하고 예배를 드릴 것을 명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일요일만 성스러우며 다른 요일에 예배를 드리는 단체는 배교한 단체라는 식의 위험하고 어리석은 주장은 하지 않습니다. 실제 토요일이 휴일인 유대인 지역의 성도들은 토요일에 예배를 드리며 금요일이 휴일인 이슬람권 성도들은 금요일에 예배를 드립니다.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참된 안식의 근원이신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나와 우리의 모든 죄를 버리고 온전하게 되는 것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태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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