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역사와 교리/후기성도와 흑인, 인종차별

몰몬교인은 흑인을 저주받았다고 믿는가?

모로나이 2008. 1. 10. 20:50

교회 회원이라고 하면서 이런 저런 정책들에 대해서 푸념을 늘어놓는 분의 글을 읽었다. (물론 교회 생활하면서 느꼈던 애로사항이나 불만들을 할 수 있는 있다.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만한 비판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그러나 비난을 위한 비난은 삼가해야 한다.)

 

특히 조셉 필딩 스미스 회장의 저서 “구원의 교리”의 몇 구절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생각들(?)을 표현한 내용은  놀랍기 그지 없다. 그분이 인용한 구절은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은 흑인으로 태어나 다른 단점들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또 어떤 사람은 백인으로 태어나 큰 장점을 가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이 세상에 오기 전에 지체(state)를 가졌었는데 그곳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율법에 순종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전세에서 모든 것에 충실했던 자들은 이 세상에서 더 큰 축복을 받았으며 (전세에서) 충실하지 않은 자들은 (현세에서) 더 작은 축복을 받았습니다…천국 전쟁에서 중립이란 없었습니다. 모두가 그리스도 편을 서든지 사탄 편을 서든지 해야 했습니다. 육체를 입고 (이 세상에서 한) 행위에 따라 다음 세상에서 보상을 받게 되듯이 모든 인간들은 그곳(전세)에서 자유의지를 가졌으며 그에서 했던 행위에 기초하여 이곳(현세)에서 보상을 받았습니다. 흑인(Negro)들은 분명 그의 행위에 따라 보상을 받고 있는 겁니다.” (조셉 필딩 스미스, 구원의 교리, 1권 66-67)

 

그리고는 마치 몰몬의 선지자들은 흑인은 저주를 받도록 태어났음을 가르쳤다고 결론까지 내려놓으면서 회원들이 위 책을 읽고도 아무런 반기를 들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고 한다.  물론 나도 그 책을 읽었다. 교회의 교리를 설명해놓은 책이긴 했지만 교회의 공식적인 내용들이 아니라 그냥 참고 자료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게다가 내가 읽고 느꼈던 것은 그분의 주장과 확연히 달랐다.  실제 구원의 교리 책을 통해 스미스 회장이 의도했던 것은 인종차별과는 거리가 멀다. 그분이 인용한 구절에는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지 몇가지 중요한 구절들을 삭제했다. 그 부분은 어떤 것인가??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그분은 우리의 아버지시며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백인이건 흑인이건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십니다. 그들의 피부색에 관계없이, 그리고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던지 상관없이 주님은 그분의 모든 자녀를 자비로서 바라보시며 그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으로 그들을 위해 일하실 것입니다.”

 

“세상에 오는 모든 영혼들은 순종을 통해서 구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약속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도 죄를 짓거나 악마의 일을 행하도록 예임되거나 임명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도 구원이나 저주를 받도록 예정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셉 필딩 스미스 구원의 교리 1권 (영어로는) 61페이지)

 

잘 보길 바란다. 전후 문맥과 관계없이 중간 부분만 취사 선택해서 이해하는 것과 전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며 이해하는 것의 차이를...스미스 회장은 하나님은 흑인이거나 백인이거나 상관없이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을 위한 최선의 것들을 하실 것임을 설명했다. 또한 어떤 사람도 저주를 받거나 구원을 받도록 예임받지 않았다고 설명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그분은 선택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흑인으로 태어나는것은 형벌이다. 전세에 그들은 이미 카인의 후손으로서 낙인 찍혀 이 세상에 태어난단 말이다. 구원받지 못할것임에도 이 저주와 함께 세상에 내려보내는 그 하나님이란 작자의 정신 상태가 심히 우려스러운 대목인 것이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스미스 회장의 글을 근거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론까지 내리고 있는지??? 그리고 마치 구원의 교리라는 책이 하나님의 말씀인 것처럼 “하나님이라는 작자의 정신 상태가 심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으니 정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구원의 교리'가 경전이던가???  이런 기본적인 교회의 원리조차 모르면서 어찌 교회의 변화를 모색한다며 말도 안되는 편견을 늘어놓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스미스 회장의 글에서 말하는 “흑인들이 갖는 단점”들은 흑인이라는 인종 자체가 열등하다는 것이 아니라 당시 미국에서 흑인들이 받는 불평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그러니 1950년대의 미국을 보면 흑인들은 많은 부분에서 제약을 받았고 백인들과 동등한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 그래서 흑인들은 “단점”을 가지고 있고 백인들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럼에도 스미스 회장은 하나님의 관점을 설명하며 하나님에게 피부색이나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 자라났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순종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특정 지역이나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이 전세와 관련이 있다는 교리가 중요하긴 하지만 그 구체적인 조건같은 것들은 계시로서 주어진 바가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설명은 순전히 개인의 추측에 달려 있다. 어디선가 본 내용인데 전세에서 용감하고 의로운 영들은 행복하고 완벽하게 준비된 환경으로 내려오기 보다는 힘든 곳으로 내려와 스스로의 신앙을 증명하며 발전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물론 이 역시 개인의 의견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봤을 때도 힘든 환경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자들이 편안한 환경 속에서 신앙하는 이들보다 더 신앙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더 훌륭한 것 같다. 그렇다고 한다면...흑인들은 그의 행위에 따라 보상받고 있는 것이다...라는 스미스 회장의 발언을 다르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욱 의로웠기에 온갖 차별과 냉대로 가득한 곳에 태어나 위기를 극복하고 순종으로 주님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었으니 말이다. 당시 신권이 주어지지도 않았음에도 충실하게 주님을 위해 봉사하며 약속의 그 날이 오기를 소망하던 흑인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전세에서 훌륭하고 충실한 영이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혹자는 이러한 내 생각을 억지로 몰아붙일지 모르겠다. 스미스 회장은 인종차별주의자였고 흑인들이 저주를 받았다는 주장을 확실히 했다고 말할지 모른다. (물론 몇몇 교회 지도자들은 그들이 가진 편견을 그대로 노출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스미스 회장의 경우 그의 다른 저서를 보면 그와 같은 주장이 거짓된 것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스미스의 회장은 그의 또 다른 저서, “복음에 대한 질문에 답함” 2권 185페이지(영문)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어떠한 교회나 단체들도 예수 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처럼 모든 흑인들이 독립 선언서에 언급된 동등한 특권과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곳이 없습니다. 그들은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권을 동등하게 누려야만 합니다. 그들은 교육에 있어서 동등해야 하며 지식을 얻는데 장애가 있어서도 안됩니다. 그들은 어떤 직업이라도 선택할 기회가 주어져야만 하며 백인들의 방해없이 가능한 행복한 삶을 누려야만 합니다. 교회의 회원들은 이러한 특권을 옹호하는데 굳게 설 것입니다.”

 

과연 그 시대에 이와 같은 주장을 한 단체들이 얼마나 되는가?? 교회 지도자들의 몇몇 표현들을 물고 넘어지는 사람들이 만약 인종차별 정책이 극에 다다르던 시기에 살았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용감하게 위와 같은 발언을 했을까?? 주변 사람들 때문에 교회에서는 충실한 척하며 익명으로는 교회를 왜곡 비난하시는 분이 1950년대 미국에서 살았더라면 어떠했을까???

 

경전이나 모든 선지자들이 이야기했듯이 모든 사람들은, 피부색이나 환경에 상관없이 동등한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문자 그대로 하나님의 자녀라는 가르침을 배우고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부모가 다르고 태어난 환경이 다를지 모르겠지만 실제 하나님을 동일한 아버지로 둔 형제요 자매가 아니던가? 힘든 가운데서도 용기있게 행동하며 주님께 충성된 분들을 보면 정말 전세에서 고귀한 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