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처럼 퇴근길에 이어폰을 끼고 지하철 의자에 앉아 탈매지 장로님의 “예수 그리스도”를 읽고 있었다. 변형의 산에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그 영광스러운 현장에서 느꼈을 사도들의 그 벅찬 감정을 느끼려는 찰나, 누군가가 내 옆구리를 살며시 찔렀다. 그냥 옆에 있는 아저씨가 실수로 날 건드렸나 싶어 그냥 무시하고 책으로 눈길을 돌리려고 하는데 옆에 있는 아저씨가 조용히 물었다.
“혹시 신학 공부하시나요? 어려운 책을 보시는 것 같은데...”
조금 당황스러운 가운데 아니요라고 답을 했는데 그 아저씨는 나와 대화를 나누기를 원하셨다. 이어폰을 빼고 책을 살며시 덮었다.
“형제님은 하나님이 어디에 계시다고 생각하십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그냥 조용히 “하늘에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사야서의 어떤 구절을 인용하면서 하나님은 숨어 계시다, 그 하나님을 찾기 위해 우리는 짝이 있는 성경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다양한 색으로 칠해진 성경을 이곳 저곳 뒤지면서 조금은 이상한(?)소리를 하셨다. 대다수의 기독교인은 모른다, 자기는 한동안 몰랐던 진리를 성경에서 찾았다면서 자유자재로 성경 구절을 인용하셨다.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먼저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귀찮기도 했지만 오래간만에 경험하는 것이라 조금은 신선하여 조용히 그분의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는 내가 질문을 했다.
“어느 교회에 다니십니까?”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어느 교회에 속해 있는지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직접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분은 어느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말씀하지 않으시고는 장로교 30년 순복음 교회 5년...이런 식으로 여러 교회에 다녔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으셨나 보다. 그런데 이런...몰몬교에도 다녔다는 것 아닌가? 그 때 나는 바로 말을 잘랐다. 내가 바로 그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라고....그 때 그 분의 눈에서 읽을 수 있었던 그 당황스러움...
그러자 갑자기 말을 바꾸더니 “몰몬교는 잠시 알아봤고..”....그리고는 질문을 하셨다. 그 교회는 어떤 사람을 이야기하던데? 성경 말고 다른 책을 보던데? 아니 교회에 대해 잠시 알아봤다면서 그것도 모른단 말인가? 나는 조셉 스미스와 몰몬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니 계시록에 나오는 가감하지 말라는 구절과 함께 하나님을 만나야만 한다면서 계속 그분의 교리를 주장하고 계셨다. 그 때 나는 분명히 말했다.
“저도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어떻게요?”
“살아계신 선지자들의 간증과 말씀을 통해서입니다.”
그리고 현대 교회의 선지자가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잠시 말씀드렸다.
하지만 그분은 그에 대해선 아무런 대꾸나 반박도 않으시고는 갑자기 계시록에 나온 일곱뿔 달린 짐승에 대해 지적하면서 이 뜻을 아느냐?면서 그것을 모르면 하나님의 진리를 알지 못하는 것이라 하셨다. 마침 지하철에서 내려야 할 때인지라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나오긴 했지만 그분이 마지막에 하셨던 말씀이 아직도 마음 속에 머물고 있다.
예수님이 언제 일곱뿔 가진 짐승의 정체를 알야야 구원받는다고 하셨던가? 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과 그분에 대한 신앙, 그리고 우리를 위한 그분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난해한 점들에 주의를 기울여 지적인 우월성을 드러내려고만 하는 것일까? 난 이런 분들을 너무나 많이 만나봤다. 복음의 핵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한 해석을 들고 나오면서 그것을 제대로 모르면 “당신은 하나님의 진리를 모르는 것이다!”라고 단정부터 내리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봤다. 나는 그러한 분을 볼 때마다 그런 비밀을 알아서 하나님의 진리를 안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러한 난해한 비유풀이로 인해 복음의 핵심을 모르거나 지나쳐 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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