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역사와 교리/후기성도와 흑인, 인종차별

몰몬경에 나오는 피부색은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가?

모로나이 2015. 2. 25. 01:35

 

 

(어린이들이 보는 몰몬경 이야기책에 나오는 니파이인과 레이맨인 그림. 그림은 이해를 돕기 위해

백인과 흑인의 이미지로 그렸지만 실제 몰몬경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바는 아니다.)

 

 

 

몰몬경과 값진 진주를 보면 검정색 피부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구절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레이맨인들의 피부는 그 조상들에게 두신 표시대로 어두웠으니, 이는 그들의 범법과 그들의 형제들을 대적한 그들의 반역으로 인하여 그들에게 임한 저주였더라” (앨마 3:6)

그들이 나의 백성에게 꾀임이 되지 않게 하시려고, 주 하나님께서는 검은 빛깔의 피부로 그들에게 임하게 하셨더라.”(니후 5:21)

이에 검은 빛깔이 가나안의 모든 자녀에게 임하매, 그들이 모든 백성 가운데서 멸시를 당하더라.”(모세 7:8)

이는 가인의 후손이 검었으므로 그들 가운데 있을 자리가 없음이더라.”(모세 7:22)

 

현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구절들은 마치 인종차별주의를 정당화하거나 검은색 피부를 가진 이들을 저주 받은, 혹은 열등한 족속으로 폄하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몰몬경이나 값진진주에 기록된 내용이 현대가 아니라 고대의 관점에서 기록된 것임을 염두에 둔다면 그렇게 만은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니파이인들을 비롯한 고대 사람들이 말하는 인종차별 주의란 피부색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우리그들처럼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근거로 차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차별이라는 것도 피부색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라 종교나 인종을 근거로 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백성들이 차별하거나 열등한 존재로 본 것은 피부색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다른 이방 종교를 믿는 이들, 즉 가나안 족속이나 아모리 족속과 같은 이방인들이었습니다.

 

몰몬경 역시 현대의 관점이 아니라 고대의 관점으로 쓰여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니파이의 경전을 이해하기 위해 고대의 관점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구절에 나오는 피부,검은색,하얀색,저주라는 단어는 고대인의 눈에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봐야지 그것을 그저 현대의 인종차별적인 해석으로 빗대어 하얀색은 백인이고 검은색은 흑인을 상징하는 식으로 봐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경전을 보면 하얀색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이기는 자는 이와 같이 흰 옷을 입을 것이요”(계시록 3:5)

 

엿새 후에 예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셨더니 그들 앞에서 변형되사 그 옷이 광채가 나며 세상에서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매우 희어졌더라(마가 9:2,3)

 

저들이 예수의 얼굴과 또한 그 옷과 같이 희더라. 또 보라, 그 희기가 모든 흰 것 보다 희었으니, 참으로 그 흰 것처럼 흰 것이 땅 위에 도무지 있을 수 없더라(3 니파이 19:25)

 

색에 대한 관점은 문화마다 차이가 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고대 사람들은 햐얀색은 빛을 상징하고 그 빛을 차단하는 어둠은 검은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적으로 선과 악을 표현할 때 흰색과 검은색을 많이 사용했지요. 이처럼 경전을 해석할 때도 하얀색과 검은색이 실제 색으로 쓰인 것인지 상징적으로 쓰인 것인지를 구별해야 합니다.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 (이사야 1:18)

많은 사람이 연단을 받아 스스로 정결하게 하며 희게 할 것이나” (다니엘 12:10)

 

윗 구절에서 사용된 흰색은 피부색이 아니라 정결함이나 순수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나를 덮고 있는 피부는 검어졌고 내 뼈는 열기로 말미암아 탔구나” (욥기 30:30)

 

이 구절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욥의 뼈가 열로 타버렸거나 실제 욥의 피부가 검어졌다고 볼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욥은 단지 상징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자신의 슬픔을 이렇게 묘사했던 것입니다.

 

굶주림의 열기로 말미암아 우리의 피부가 아궁이처럼 검으니이다” (에레미야 애가 5:10)

 

굶주림이 정말 사람의 피부를 검게 만들까요? 아닙니다. 이건 그저 굶주림의 상태를 묘사한 상징적인 표현일 뿐입니다.

 

딸 내 백성이 상하였으므로 나도 상하여 슬퍼하며 놀라움에 잡혔도다” (에레미야 8:21)

“For the hurt of the daughter of my people am I hurt; I am black; astonishment hath taken hold on me.”

 

한국말 번역에서는 빠졌지만 흠정역 성경에 보면 I am black(나는 검도다)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 구절에 나오는 검은색은 우울함을 의미하는 것이지 실제 피부가 검은색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앞에서 백성들이 질리고, 무리의 낯빛이 하얘졌도다 (요엘 2:6)

“Before their face the people shall be much pained: all faces shall gather blackness.”

 

한국말로는 하얘졌도다라고 나와 있는데 영어 성경에서는 blackness(어두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는 피부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격한 상태를 표현한 말입니다.

 

몰몬경에서도 마찬가지로 하얀색은 죄로부터 순결해 지는 것을 의미하며 검은색은 순결치 못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오 나의 형제들아, 너희가 너희의 죄를 회개하지 않는 한 너희가 그들과 함께 하나님의 보좌 앞에 이끌려 나올 때에, 그들의 피부가 너희의 것보다 더 흴 것을 내가 두려워하노라.” (야곱서 3:8)

 

이 구절에서는 니파이인들이 레이맨들처럼 회개하지 않으면 그들의 피부가 더 하얗게 될 것을 두려워한다고 표현합니다. 야곱은 이 구절에서 실제로 검은색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보좌 앞에서 한 개인의 의로움을 나타낸다는 의미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보좌 앞에 나아갈 때 우리의 실제 피부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적인 상태가 순결한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죠. 그렇기에 몰몬 역시 회개를 외치면서 너희는 주께로 돌이키라. 예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간절히 부르짖으라. 그리하여 혹시라도 저 큰 마지막 날에 너희가 어린 양의 피로 깨끗하게 되어, 흠 없고 정결하며 아름답고 흰 자로 발견되게 하라.”(몰몬서 9:6)고 권고했던 것입니다.

 

생명나무 시현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의미하는 열매를 묘사하는 기록을 보시죠.

 

나는 그 열매가 희되, 내가 이제까지 본 흰 것 가운데 그 어느 것보다 더 희다는 것을 알았느니라.” (니전 8:11)

 

또한 마리아를 묘사한 구절을 보십시오,

 

나는 또 나사렛 성을 보았으며 나사렛 성 안에 한 처녀를 보았나니 그 처녀는 심히 곱고 희더라.” (니전 11:13)

 

즉 이 구절에서 마리아는 흔히 성화에서 묘사하는 백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예수님의 어머니로서 부름 받아 그분의 영광을 반영하는 순결과 의로운 상태를 묘사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몰몬경에서는 하얀색을 의로움, 정결, 순결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교 앨마 32:42, 니전 12:11)

 

이렇게 경전에서 하얀색과 검은색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염두에 둔다면 그 외에 잘못 해석될 여지가 있는 몇몇 구절들에 대한 이해도 분명해 진다고 봅니다.

 

또 이렇게 되었나니 니파이인들과 연합한 그 레이맨인들은 니파이인들 가운데 헤아림을 받았으며, 또 그들의 저주가 그들에게서 거두어져 그들의 피부가 니파이인들처럼 희게 되었더라.” (3니파이 2:14,15)

 

여기서 말하는 하얀색이 단순히 피부색이 아니라 깨끗함, 순수함, 영적인 상태를 의미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즉 사악했던 레이맨들이 니파이인들과 연합하여 복음을 받아들였을 때 그들의 영적인 어두운 상태에서 의로운 상태로 변화되었다는 말입니다.

 

이와 비슷한 구절이 있죠.

 

또 그때 그들이 기뻐하리니, 이는 이것이 하나님의 손에서 그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임을 그들이 알게 될 것임이라. 그리하여 그들의 어둠의 비늘이 그들의 눈에서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며, 그들 가운데 많은 세대가 지나지 아니하여 그들은 정결(white:1830년판 몰몬경) 하고 기뻐하심을 입는 백성이 되리라.” (니후 30:6)

 

어둠의 비늘이 문자적인 것이 아니라 상징적인 것처럼 정결한(white) 상태 역시 상징적인 것으로 봐야만 합니다.

 

이처럼 경전의 여러 사례에서 살펴본 것처럼 하얀색과 검은색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라 영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경전에 나오는 흰색 피부와 검은색 피부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후기성도의 경전은 인종차별을 옹호한다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해석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