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따끔한 일침

건물을 크게 지어야 교회가 발전할까??

모로나이 2015. 4. 29. 20:35

 

 

한국에서는 이제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듯 이전보다 더 큰 교회 건물을 짓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회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와드/지부 통폐합을 실시하면서 보다 나은 예배당의 필요성을 위해서인지 새롭게 짓는 건물의 대부분은 마치 대형 교회 수준으로 크게 짓고 있다. 최근 인천시청 근처에 서울서스테이크 건물이 지어져 인천에 있던 몇 개의 와드가 합쳐서 예배를 드리게 되는데 교회 측에 따르면 이 보다 더 큰 교회가 전국 주요 지역에 건립될 예정이라고 한다.

 

하긴 누추한 건물보다는, 전세 건물을 이용하는 예배당보다는 누구에게도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멋지고 거대한 건물을 가지고 있다면 회원들 각자에게도 자긍심이 느끼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이단이라고 괄시를 당해왔는데 저렇게 멋진 건물에서 훌륭한 시설을 이용하면서 예배를 드린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큰 건물을 짓는다고, 화려한 편의 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예배당을 가졌다고 해서 한국 교회의 성장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될 것인가..하고 말이다. 물론 와드나 지부가 영적으로 잘 발전하여 주변 이웃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 회원들 각자가 영적으로 성장해서 성찬식 참석자 수가 늘어나고 도저히 예배드릴 장소가 없어서 새롭게 건물을 짓는 것이라면 그러려니 하겠다. 대부분의 교회에 참석자 수가 저조해서 도무지 교회의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몇 개의 와드를 합친 경우가 대부분일텐데 굳이 주변 이웃들의 반대나 오해의 여지를 남기면서까지 큰 건물을 지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 몇몇 지역의 경우 후기성도가 큰 교회 건물을 짓는다고 마치 몰몬교 본부가 들어선다는 식의 오해가 퍼져서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를 받아 무산된 경우가 있었다.)

 

솔직히 말해 예수그리스도의 교회는 큰 건물과 어울리지 않는다. 니전 14:10에서는 보라 단지 두 개의 교회가 있을 따름이니, 하나는 하나님의 어린 양의 교회요, 다른 하나는 악마의 교회라.”(니전 14:10)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12절을 보면 그 어린양의 교회는 악마의 교회의 간악함과 가증함으로 인하여 그 수가 적더라.’고 되어 있다. 예수께서 마태 7:14절에서 하신 말씀처럼 생명으로 이끄는 문은 너무나도 좁고, 그 길이 비좁아서, 그것을 찾는 사람이 적다.’ 오히려 경전에서는 악마의 교회를 묘사할 때 저 크고 가증한 교회” (니전 14:3), 생명나무 시현에서는 크고 넓은 건물 하나” (니전 8:26-28)를 세상의 교만(사람들의 자녀들의 헛된 상상과 교만)과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전에서는 줄곧 참된 교회는 소수며 거짓된 교회는 크고 넓은 건물로 비교를 해놓았던 것이다. 그런데 왜 교회는 다른 대형 교회들처럼 경쟁하듯이 큰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일까?

 

일반 기성교회들이 큰 건물을 짓는 이유에 대해 예전에 <시사저널>'마케팅'으로 꼽았다. 큰 건물을 지어놓으면 그만큼 교인들이 몰린다는 식의 자본주의적인 이유이다. 그래서 국내 대형 교회들이 수천억의 빚을 내 무리한 신축을 하고, 그 빚을 교인들의 헌금으로 갚아나간다는 것은 이전에도 끊임없이 제기돼 온 문제이기도 했다. 물론 후기성도교회가 큰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 이상의 빚을 내거나 회원들에게 건축 헌금을 요구하는 일은 없기는 하지만 실제 건물을 크게 짓는 이유도 교회 건물이 커지고, 편의시설이 좋아지면 그만큼 선교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글쎄..그렇게 해서라도 교회가 성장한다면 좋겠지만 과연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될 것인가?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하시고”(마태 8:20)

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의 주재시니 손으로 지은 전에 계시지 아니하시고”(사도 17:24)라고 하셔서 실상 우리가 이 지상에 아무리 화려한 건물을 짓는다 하여도 그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이유가 있을까 싶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것, 화려하고 사람의 시선을 끌기 위한 시도들은 또 다른 의미에서 우상 숭배가 아닐까? (교성 1:16) 예배하는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요한 4:23)는 말씀처럼 영과 진리로, 즉 성신의 인도에 따라, 회복된 복음을 가지고 예배드리는 자들을 기뻐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교회들처럼 건물을 크게 지어놓고, 화려한 시설을 만들어 사람들을 끌어 올 생각을 하기 보다는 회원 각자가 어떻게 하면 영적으로 무장을 해서 세상의 유혹으로부터 보호받고 주변 사람들에게 회복된 복음을 담대하게 전해야 할지를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