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회가 동성 부부의 자녀들이 18세가 되기 전에 입교할 수 없으며 18세가 넘은 이후라도 부모의 집을 떠나 모든 동성 관계를 거부해야 한다는 정책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은 교회 지도자들을 위해 마련된 지침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 벌써 이로 인해 많은 논란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뜻으로 1500명의 몇몇 교회 회원들은 공식적으로 교회에 탈퇴서를 제공하는 세레모니를 벌여 대중의 주의를 끌기도 했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서 어떤 맥락에서 그러한 지침이 내려왔는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그저 교회가 동성애자들과 그의 자녀들을 차별한다는 식의 늬앙스만 잔뜩 풍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교회를 떠나 많은 이들을 교회에서 떠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자들이 동성애 부부 사이의 자녀의 침례를 제한했다는 정책에 대해 그렇게 이를 갈면서 성을 내야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의 목표는 많은 몰몬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이며, 그 교회에 들어가려고 준비하는 구도자들을 막는 것 아니던가? 정말 그런 의도를 가진 이들이라면 교회가 몇몇 이들의 입교를 제한한다는 정책에 대해 오히려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 하는 것 아닌가? 최소한 동성애 부부 자녀들은 몰몬이라는 사교 단체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다행이라면서 말이다.
비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이들은 교회가 무슨 정책을 펴든 반대할 것이 뻔하다. 동성애를 반대하면 반대한다고 난리고, 만에 하나 찬성한다고 치면, 교회가 세상의 압력에 굴복하여 자신의 입장을 바꾼 것이라면서 또 난리칠 것 아닌가? 이래나 저래나 반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기에 이에 대해 궁색하게 변명하는 것 자체가 우습지 않은가?
솔직히 나는 그 지침의 기본 의도를 잘 모르겠다. 그 지침이 정말 지침서에 내려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주변에 그런 동성애 부부와 자녀들의 입교와 관련하여 교회에서 어떤 지침대로 하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이에 대해 판단을 한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다만 만약 그러한 지침이 사실이라해도 그것이 몇몇 이들을 차별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예를 들어 후기성도 교회에서 침례를 줄 수 없는 몇 가지 경우가 있다. 부부의 경우 배우자가 극심하게 반대를 한다면 아무리 개인이 원해도 침례를 줄 수 없다. 18세 미만의 청소년의 경우 부모님의 직접적인 허락이 없을 경우도 마찬가지로 침례를 줄 수 없다. 그리고 법적으로 개종이 불가능한 이슬람계 국가 시민의 경우도 침례를 주지 않는다. 그럼 이러한 정책들로 인해 우리는 교회가 청소년이나 배우자 혹은 이슬람 국가 사람들을 차별한다고 비난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각 개인들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라고 봐야 할까?
배우자가 반대를 할 경우 침례를 허락하지 않은 이유는 이 복음으로 인해 가정에 분란이 오는 것을 교회는 원치 않기 때문이다. 교회는 가정을 지상의 천국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배우자가 극심하게 반대하는 바람에 오히려 가정이 지상의 지옥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몇몇 교단들은 배우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앙을 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이혼과 같은 가정파탄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 교회는 그러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최대한 막기 위해 배우자의 반대가 있다면 그것을 잘 극복하기 위해 기도하고 인내할 것을 권유하지 무조건 침례부터 받고 교회로 나오라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지침을 근거로 교회는 배우자의 반대를 받는 구도자의 침례를 거부한다면서 차별한다고 봐야 하는가?
18세 미만의 청소년의 경우는 어떠한가? 미성년자들은 아직 부모의 돌봄과 관심을 받아야 하며 경제적 정서적인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아이들은 그들이 부모님께 전적으로 의존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부모의 승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청소년이 침례를 받고 교회에 들어오기 위해서도 반드시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부모에 대한 존중이며 미성년자인 자녀들이 보다 더 성숙해진 가운데 부모에게 순종하고 더 나아가 성인이 되어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을 권유하는 차원에서 주어지는 지침이 아닌가 한다. 이렇다고 하여 교회는 부모의 승인을 받지 못한 청소년들을 차별해야 한다고 봐야 하는가?
또한 이슬람국가를 비롯하여 정식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없거나 개종 자체가 불법인 지역에서는 전도활동이나 침례와 같은 의식들이 집행되지 않는다. 전도 활동이 금지되어 있는 지역에서는 회원 소개로만 선교사업을 진행할 뿐이지 가가호호나 길거리 전도와 같은 행위들을 하지 않는다. 물론 법적으로 개종이 금지되어 있는 곳에서는 침례를 주지도 않는다. 어떠한 법이던 간에 각 나라의 질서를 유지하는 법에 대한 존중이며 법을 어겨 사회질서에 혼란을 가져다 주지 않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지침이다. 이렇게 각 법률에 근거하여 전도 사업이나 개종을 시키지 않는다 하여 이를 차별이라고 부를 것인가?
침례를 제한하는 지침은 나름대로 진지한 고려와 연구 그리고 주변 상황에 대한 철저한 고려 끝에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교회를 반대하는 이들은 교회가 이런 정책을 폐지한다 하더러라도 또 비난을 할 것이다. 배우자나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침례를 주거나, 법과 질서에 어긋나는 행위를 감수하는 일까지 하면서 침례 숫자나 채우고 있다면서 또 난리를 칠 것 아닌가??
동성애자를 부모님을 둔 자녀들의 경우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들은 일단 미성년인 상태에서 동성애를 행하는 부모님 밑에서 양육되고 있다. 동성애 행위는 분명 하나님 법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교회에서 금지하고 있다. (이것은 시대에 압력에 따라 변경될 그러한 정책이 아니다) 교회에서 금하는 행위를 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가 침례를 받고 교회에서 자란다고 생각해 보자. 자신들을 많이 사랑하는 보호자와 그런 행위가 잘못되었다고 가르치는 교회 가르침 사이에서 심한 괴리를 느끼고 심지어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다 오지 않을까? 그들이 성장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필연적으로 보호자의 돌봄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인데 만약 그들이 교회에 들어와 자신이 속한 가족이 하나님의 법에 일치되지 않은 것을 배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이상적인 남녀가 결혼으로 가족을 이루고 그 관계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가르침을 받을 때 겪게 될 상실감이나 충격은 어찌할 것인가? 그것이 충분한 판단력이 있는 성인이라면 모를까 아직 판단이 미숙한 미성년자라면 어찌 받아들일까? 따라서 교회는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어린아이들의 정서적, 정신적인 혼란을 일으키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성년이 될 때까지 침례를 제한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처럼 교회가 침례를 제한하는 경우는 특정 대상을 차별해서가 아니다. 막말로 회원숫자를 늘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 이 교회라고 하면 침례 시에 부모나 배우자의 허락 같은 것은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며, 선교사 불법인 곳에서는 몰래 침례를 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교회는 각 개인들과 그들이 속한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대한 고려를 충분히 한 상태에서 침례에 대한 조건에 일부 제약을 두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제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침례를 받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그 개인들의 의로운 소망을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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