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잡담

나는 왜 후기성도가 되었는가?(1)

모로나이 2020. 4. 4. 17:40



지금은 벌써 40대 초반의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다행스럽게도 이제는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에베소 4:14)게 된 것 같습니다. 때로는 신앙생활에 자극이 필요한 것 같아 일부러 교회의 몇가지 교리에 대해 이것이 그러한가’ (사도 17:11) 의심하고 연구해 보고 성경과 비교해 보면서, 혹시 아니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의도적으로 해보곤 합니다. 그렇게 하면 실제로 어느 정도 자극이 되어 더 깊이 묵상해 보고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헤아려 보면서 과연 그러하다며 하나님의 지혜에 대해 더욱 탄복하게 됩니다.

 

20대 초반에 내가 왜 후기성도가 되었는가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신회원 시절의 열정이 보이면서도 표현상의 미숙함이 더러 보이는 것 같아 다시금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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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감리교 신앙이 성경에서 말하는 참된 복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은 내가 처한 환경을 위태롭게 했다. 중학교 2학년 교회 수련회에서 방언(?)의 은사를 받아 의미 없는 소리를 외쳐가면서 기도하다 예수님의 형상을 눈 앞에서 보고는 그것을 교회에서 간증을 한 적이 있었다. 제가 예수님을 봤습니다...당시 중학교 2학년 짜리가 교회에서 그런 소리를 하다니 얼마나 당돌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받았다던 방언의 은사는 성경에서 말하는 방언이라기 보다는 악기의 비트있는 사운드와 당시 수련회 분위기가 만들어 낸 광기의 현장에 심취한 것에 불과했으니 정말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정말 진지했었다.

 

그러던 내가 여호와의 증인을 만나 감리교회에서 가르치는 교리가 성경과 맞지 않는 것 같다면서, 하나님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고 있냐,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느냐? 예수님이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면서, 어머니께 되묻다가 크게 혼이 난 적이 있었다. 어떻게 예수님을 만났다며 간증하던 네가 이단에 빠지냐면서 교회 내 많은 이들로부터 걱정 어린 이야기를 들었는데 난 그것을 의를 위해 핍박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행복해 했는지 모른다. 부모님과 오랜 줄다리기를 하면서, 때로는 부모님께 맞기도 하고 빨리 성인이 되어 부모님께 독립할 그 날만을 꼽히고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그 역시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여호와의 증인이 말하는 개인 연구라는 것을 하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여호와의 증인은 거짓된 단체다. 한동안 내 삶의 가치관이며 전부였던 이 교리들이 결국은 허구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많은 고통이 뒤따랐다. 분노가 일기도 했다. 거짓된 교리로 많은 이들의 삶을 얽매는 이 단체가 정말 미웠다. 그래서 여호와의 증인 안티 카페에 정말 많은 글들을 올리고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내가 알게 된 진실을 알리려는 의도로 정말 열심히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올리고 여호와의 증인과 토론도 하면서 그들을 거짓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하고 싶었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반몰몬들이 갖고 있는 마음과 그들의 행동 역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내 삶의 기초가 무너지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도 점차 사그라들게 되었다. 하나님은 없다고 생각해서 무신론 관련된 책들도 읽기 시작했지만, 한편으로는 하나님이 없는 이 세상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하나님은 없을꺼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저런 종교들을 돌아다녔다. 그렇지만 또 속게 되면 더 이상 내 자신을 다잡을 수가 없을 것 같아 항상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 성경을 잘 알려주는 것 같은 분을 만나서 한 편으로는 기뻐하게도 했지만 알고 보니 안상홍을 하나님으로 믿는 하나님의 교회임을 알게 되어 그 자리에서 박차고 나오면서 하나님께 원망의 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왜 자꾸 이런 이상한 단체로 저를 인도하느냐면서 말이다.

 

그저 가족들이 원하는 대로 감리교회에서 편하게 인정받으며 신앙생활을 지속할 수도 있었다. 부모님께서는 항상 아들이 바른 길로 나아가기를 새벽 기도회 빠짐없이 참석하시며 기도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효도하는 마음으로 참여를 했지만 목사님의 설교는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성경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세상의 철학이나 우화가 대부분이고 때로 개인의 이야기를 메시지의 핵심으로 전하는 그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설교를 잘하신다는 목사님이 있는 교회라면서 아버지와 단 둘이 이런 저런 교회에 참석해보기도 했지만 그 역시 내게는 공허한 시간에 불과했다. 그렇게 성경에 파고들 것 같으면 신학교에나 가라는 권유를 부모님께 들었지만 공허한 가르침이나 전하는 그런 목사는 되고 싶지도 않았고 돈을 받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려할 만한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막연하게나마 이런 생각은 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다 정통이라고 하니 정말 예수님이 진리라면 장로교나 감리교가 가르치는 것이 사실일 것이라고....어머니도 그러셨다. 사람들이 이단이라고 하면 문제가 있는 곳이라면서...역사와 전통이 있는 개신교회가 정통이라고. 그래서 생각했었다. 이곳에 정통이지만 내가 지금은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라고...부모님이 계속 기도하고 계시니 언젠가는 깨달을 날이 오겠지..라고 말이다


여호와의 증인 때문에 (지금은 고인이 되신) 현대 종교의 탁명환 소장님의 이단 관련 책자를 부모님께서 읽어 보라고 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 책을 읽다가 이 세상에 몰몬교라는 괴상한 종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읽으면서 뭐 이런 황당하고 엉터리 같은 게 있어?’라면서 비웃으면서 이런데나 빠지는 사람들은 정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실제 길거리에서 선교사를 만났을 때는 몰몬경은 솔로몬 스폴딩이 쓴 소설이에요. 그런 책 가지고 순진한 아이들 꼬시지 말아요!”라고 비아냥 거린 적도 있었다. 그냥 당시에 화가 났었다. 이상한 몰몬경이라는 책 나부랭이를 들고 헬로우라고 외국인이라면 호기심이나 환장할 젊은이들을 어둠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사이비 이단이 정말 싫었다.

 

그리고 젊은 혈기에, 이를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인근 몰몬교의 주소를 수소문해서 편지를 보냈다. 몰몬교는 그릇된 종교다, 몰몬경은 솔로몬 스폴딩이라는 목사가 쓴 소설에 불과하다, 예수님이 반석에 교회를 세우신다고 했고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한다고 했는데 어찌하여 배도가 일어나고 회복이 필요하냐...지금 생각해 보면 대략 이러한 내용이었다. 그리고는 토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관련자가 나와서 토론에 임하자. 몰몬교가 그릇되다는 것을 밝혀주겠다..등등. 정말 지금 생각해도 유치하고 치기어리고 오만방자한 태도로 편지를 보냈다. 그러면서도 비굴하게도 이렇게 편지를 보내면 괜히 다른 사이비 종교들처럼 깡패들 대동해서 나에게 해코지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에 주소를 약간 변동해서 보냈던 것이다. 순간의 흥분된 감정으로 편지를 썼고 주소를 달리해서 보내긴 했지만 그 이후에는 관심도 시들했고 설마하니 답장이 오겠어? ‘이상한 또라이가 이상한 편지 보냈네라고 버렸겠지...라는 생각에 잊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