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잡담

나는 왜 후기성도가 되었는가?(2)

모로나이 2020. 4. 7. 10:26





당시는 CCC라는 기독교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어느 교회가 참된 곳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신앙적인 문제로 더 이상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분들이 원하시는 일들을 하고자 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아무리 열심히 활동하고 모든 모임에 참석하고 그분들과 성경을 공부했지만 항상 마음은 공허했다. 그래서 UBF라는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에도 활동도 하고 성경도 공부하고 있었기에 내가 보낸 편지의 존재는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집 우편함에 한 통에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는 약간 찢어진 채로, 누가 그 내용을 읽었나 싶게 개봉된 상태로 우리 집 우편함에 들어 있었다. 부모님이 먼저 발견했더라면 바로 갈가리 찢겨져 쓰레기통으로 직통했을 만큼 당시 교회명인 말일성도예수그리스도교회라는 이름이 눈에 띄게 보이는 편지지에 담겨 있는 편지는 내가 보낸 편지에 대한 당시 감독님의 답신이었다. 어떻게 이게 여기에 있지? 분명 봉투에 적혀 있는 주소지는 우리 집 주소도 아니었는데?

 

누가 볼까 두려워 편지를 숨겨들고 와서는 조심스레 읽어 내려갔다..

 

사실 편지에는 내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그저 감독님이 개신교회에서 개종한 이야기, 그리고 몰몬경에 대한 간증이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솔직히 처음에는 편지를 읽어가면서 감독님이 내가 제기한 답변을 회피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분이 전한 몰몬경 구절들은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고 편지를 통한 복음 토론은 몇 달간에 걸쳐 지속되었다.

 

편지교환을 한지 몇 달이 흘렀을까? 감독님은 본인의 집으로 나를 초대하셨다. 같이 식사나 한 번 하자면서..뭐 까짓것 식사 한 번 하는 것이 문제가 되나 싶어서 그 제안에 승낙을 했고 약속된 시간에 감독님 집으로 갔다. 그곳에서 몇몇 회원들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특히 몰몬경 합본을 선물로 받았으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가지고 이 책이 참된지 아닌지 진지하게 간구해 보라는 권고를 받았다.

 

몰몬경을 읽고 기도한다는 것은 사실 하나님께 대해서 죄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상숭배가 맞는 행동인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일까? 하나님께서 명백하게 금하고 있는 것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한다? 성경 외에 다른 경전의 존재를 위해 기도하고 응답을 받으라는 소리는 정말 참담한 주장이었고 양심에 반하는 소리였다. 그래서 그냥 몰몬경을 읽어 보기는 하지만 그것을 위해 따로 기도를 시작하진 않았다. 그냥 읽었으며 무감각했다. 니파이전후서에 있는 이사야서를 보면서 느낀 것도 조셉 스미스가 성경을 베낀 것이 맞구만. 그냥 쓰려면 제대로 쓸 것인지 이렇게 성경 구절을 있는 그대로 옮길 것은 뭐람.’ 한심했다.

 

당시에도 계속 CCCUBF에서 활동하면서 성경을 공부하고 이런 저런 활동에 참여를 하면서도 성경을 제대로 알려준다는 단체들을 만나서 계속 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더욱 공허해지고 이 세상에 주님이 인정하시는 참된 교회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토요일이 안식일이라는 말을 들은 바가 있어 토요일 아침에 개인적으로 예배를 드리면서도 언젠가는 고넬료처럼 (정말 존재한다면) 참된 교회에 속한 누군가에게 인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당시의 기도는 정말로 간절했다. 그렇게 기도를 하면서도 어느 하나님에게 기도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성경에서 말하는 참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었다. “정말 당신의 교회가 이 지상에 존재하거든 그곳으로 인도해 주세요라는 기도는 항상 잊지 않고 해왔다.

 

그 와중에도 몰몬경은 계속 읽고 있었다. 하지만 기도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간절히 하나님의 참된 교회를 찾고는 있었지만 사실 몰몬교는 고려 대상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간절한 마음이 들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몰몬경을 위해 기도해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하나님 아버지. 정말 이 책이 참된 것일까요? 참된 경전이라면 제게 알려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다고 분명히 말씀해 주세요. 참된 책이라면 이 교회에 들어오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미련 없이 이 책을 버리겠습니다.”

 

그리고는 정말 진지한 마음으로 몰몬경을 읽고 연구하면서 기도하는 일을 잊지 않았다. 물론 기도에 대한 응답은 즉시 오지 않았다. 몰몬경을 읽고 기도하는 내 자신이 모습이 한심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내가 왜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을까라는 자조감도 있었다.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이런 책을 위해 기도하는 내 자신이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은 아닐까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앨마서를 읽을 때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경험했고 특히 제3니파이서 11장 예수께서 미대륙을 방문하시는 장면을 읽을 때는 정말 숨이 턱하고 막히는 것 같았다. 마치 내가 니파이 백성들과 그 자리에 함께 하면서 예수님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 가슴은 터질 것만 같았고 난 그 구절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몰몬경을 다 읽고는 확실히 결론을 내렸다. 하나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하셨다. 난 너무 흥분되어 정말 그 자리에서 팔짝팔짝 뛰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쳐다보는 동생에게 말했다.

 

나 드디어 하나님의 참된 교회를 찾았어

 

그 이후 교리와 성약과 값진 진주를 다 읽었고 감독님의 제안대로 선교사와 토론도 진행했다. 토론을 얼마 하지 않아 침례 권유를 했을 때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물론이죠. 침례 받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현 신당와드 건물 침례실에서 침례를 받고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원이 되었다. (지금은 그 신당와드에서 감독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동일한 침례탕에서 우리 딸에게 침례를 줄 수 있는 특권을 얻게 되었다.)

 

침례를 받고 나서는 너무 기뻤고 며칠간은 계속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어느 교회가 참된지 몰라 방황할 때는 그저 어둠속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았고 하나님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은 것 같았으나 이제는 예수께서 조직하시고 회복하신 그 교회에 속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몰랐다. 신앙생활은 너무 행복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가족들의 반대가 시작되었으며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