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를 받았기에 “나는 왜 후기성도가 되었나”라는 제목과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성도’가 되는 것은 단지 침례라는 의식 하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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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를 받고나서는 정말 행복했었다. 한 때 ‘조셉 스미스가 만든 조악한 소설’에 불과했었던 몰몬경은 나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려주고 지금도 하늘이 열려있다는 가슴 벅찬 진리로 가득 차 있는 보물창고가 되었다. 감독님께 받은 몰몬경 합본은 내게 영감과 위로의 근원이었으며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읽을 때마다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시편119:103)는 시편필자의 심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교회에 가는 순간은 정말 행복했고 교회에서 만나는 모든 회원들도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전에 속해 있던 CCC와 UBF에 속해있는 이들에게 새로 찾은 이 진리를 알려주었다. 그분들과 인간적으로 교제를 지속할 수 있고 필요하면 같이 성경을 공부할 수 있다. 다만 신앙적으로는 함께 참여할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는 말을 전했다. CCC 친구들은 그나마 나의 선택을 이해해 주었다. 거짓 그리스도를 조심하라는 마태복음 24장의 내용을 삐삐 음성 메지이네 남기는 친구도 있었지만 그나마 대부분은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물론 그 이후 지나가다 만날 때마다 어색하게 나를 외면하였다.)
하지만 UBF는 달랐다. 당시 나를 개별적으로 인도하던 ‘목자님’이란 분은 불같이 화를 내며 몰몬경 같은 거짓된 책은 당장 자기가 보는 앞에서 불태우라고 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불태울 수 없습니다.”
분위기는 험악했지만 당시 내 마음은 평온했다. 그리고 짧게나마 그 자리에서 몰몬경이 참됨을 간증하며 나의 선택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았다.
그 ‘목자님’이라는 분은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의 아들이 몰몬교라는 이단종파에 빠져셔 이상한 소리를 한다, 그 종교는 일부다처를 하고 예수님을 믿지 않는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늘어놓으셨다. 그 분의 말씀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 부모님께서는 그 이후 나의 신앙을 반대하면서 교회에 가지 못하게 하셨다. 내가 아끼고 사랑하면서 읽었던 몰몬경과 리아호나(당시 성도의 벗)는 사라졌으며 다시는 그 교회에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게 했다.
부모님의 반대 이유는 명확했다. 한 가족에 종교가 두 개 있을 수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 때부터 믿고 신앙, 그리고 가족에 대한 배신이다. 아버지 어머니가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계신데 어찌 그럴 수 있느냐, 삼촌이 교회 목사님이신데..부모님 살아 생전에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뭐 이런 내용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신앙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께 울면서 말씀드렸다
“이 교회는 참되기 때문에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건 가족을 배신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하나님 아버지를 바로 알고 더 잘 믿기 위한 선택입니다. ”
하지만 부모님은 그 말에 대해 더욱 화를 내셨다.
“그 교회가 참되다면 우리 교회는 뭐 거짓이라는거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길길이 날뛰시다가, 울면서 간청하시기도 하고, 이런 저런 설득을 위해 수소문하기도 하시면서 당시 부모님께서는 내가 교회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하셨다. 그동안 부모님 말씀에 고분고분 순종만 하는 아들이 왜 종교 문제 때문에 매번 이렇게 가정에 분란을 일으키는지 모르겠다면서 애걸복걸하시는데 그 때는 마음이 많이 아팠다.
“너를 위해 매일 새벽마다 교회에 가서 기도드리고 있다”는 부모님께 “저도 부모님을 위해서, 그리고 제가 이 신앙을 끝까지 간직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어요”라고 답변했다가 된통 욕을 먹은 적도 있었다.^^;;
당시는 너무나 숨이 막혔다. 다 큰 성인의 선택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줄 수 없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웠다. 마음 같아서는 가출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그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방법이 아니었기에 차마 그럴 수는 없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내 마음을 부드럽게 하셨고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만약 내가 내 자녀들이 나의 신앙과 다른 것을 선택한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반응할까?” 그저 내 선택을 반대하시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가득하던 차에 주님께서는 그런 마음을 내게 주셨고 그 때부터 부모님의 반대는 자식을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비춰지게 되었다. 자식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을 반대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사랑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반대. 그것은 정말 힘들고 고통스럽고 피가 마르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속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찾을 수 있는 것. 복음은 바로 내 마음을 그렇게 변화시켰다.
또한 가족들이 반대할수록 교회의 모든 모임들은 하나같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제시간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에 늦게라도 교회에 오면 얼마나 마음이 평안하던지..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주변에서 반대를 할수록 나의 신앙은 더욱 굳건해졌으며 하나님 아버지께서 살아 계시다는 확신은 더욱 강화되었다. 보는 족족 버리시기 때문에 몰래 감추어 두고 읽는 몰몬경의 구절들은 더 살아 있게 다가왔다.
사탄은 영적인 도약을 하는 이들에게 많은 시련을 주고 그 신앙을 포기하게 만들려고 한다. 예수님께서 침례를 받으시자마자 사탄이 유혹했던 것처럼, 조셉 스미스가 성스러운 숲에서 기도할 때 어둠의 세력이 그를 위협했던 것처럼 항상 사탄은 영적인 선택을 하려는 그 순간을 위협하고 방해한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반대가 사탄의 첫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순간을 잘 견디게 해주셨고 그 와중에 가족들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셨다.
하지만 사탄은 그런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위협으로 내 신앙에 위기를 초래하려고 했다.
그것은 바로 이 복음에 대한 의심이었다. 그것은 나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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