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잡담

나는 왜 후기성도가 되었는가?(4)-의심과 확신

모로나이 2020. 4. 26. 22:24



침례 받고 1년인가 지나서 교회 동생과 다른 와드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내가 침례 받을 당시 봉사하셨던 자매선교사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 자매님은 나를 보자 반가워하면서도 약간 놀라며 아직도 교회에 다니고 계셨네요.”라면서 말씀하시는 거였다. 당시 그 말을 듣고는 기분이 상해서 그럼 며칠 다니고 그만둘 줄로 아셨어요?“라고 되받아치고 싶었지만 차마 입 밖으로는 내뱉을 수는 없었다. 하긴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자매님이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이해가 된다. 처음 교회 회원을 만나고 침례를 받기 전의 내 모습은 도전적이고 비판적이고 의심이 가득했었으니 말이다.

 

나는 의심이 많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분명하게 판단하지 않고 종교를 선택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냥 태어날 때부터 속한 종교에 만족하고 있었더라면 이런 신앙적인 방황은 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조셉 스미스가 그저 가족들과 함께 다니던 교회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다니고 있었더라면, 어떤 교회가 참된 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마음조차 없었더라면 교회를 회복하는 도구로 부름 받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몰몬경이 참됨을 알고 이 교회를 선택하긴 했지만 진리를 알고 싶어했던 어린 소년 조셉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친히 나타나셨다는 역사적인 사실이 나를 더욱 이 교회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싶다.

 

그런데 이러한 의심병(?)이 나를 신앙적으로 위기에 빠뜨리게 하는 일이 있었다. 교회에 대해 더욱 잘 알아보기 위해 이런 저런 자료들을 찾다가 부분적으로 선택하고 왜곡된 사실을 부풀려 교회를 왜곡하고 비판하는 자료들을 보게 된 것이었다. 경험하지 못한 이가 여기저기 떠도는 사실을 짜깁기해서 쓴 글이 아니라 나름대로 신빙성 있는 자료를 근거로 교회를 비판한 글들을 접하면서 나는 큰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나 또 속은건가? 그럼 내가 몰몬경을 읽고 느꼈던 그 특별한 느낌의 정체는 무엇인가? 조셉 스미스가 시현으로 본 그 성스러운 숲에서의 사건은 다른 사이비 교주들이 보았다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란 말인가?”

 

정말 며칠을 고민하고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정보들을 찾아서 연구를 하면서 나는 나를 형성한 세계가 다시금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두려웠다. 그러면서도 어쩌면 잘된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깊이 빠지기 전에 그 정체를 알고 나오게 된 것도 어떻게 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닐까라는 생각. 그리고는 감독님께 찾아서 내가 읽은 자료들을 드리면서 말씀드렸다.

 

저는 도무지 이러한 사실들로 인해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속은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그 자리에서 교회 모든 모임을 중지한 것은 아니었지만 부름에서 해임되기를 요청했고 성찬식 모임을 비롯한 여러 교회의 모임은 그저 형식적이었고 다른 종교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전에 접했던 하나님의 교회에서 침례를 받고 성경을 공부하면서 정말 하나님이 안상홍이라는 사람의 이름으로 한국에 온 것인가 고민도 많이 했지만 도무지 안상홍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수가 없었다. 대순진리회와 증산도에 가서 치성도 드리고 강증산이라는 분에 대해서도 배웠다. 다시금 여호와의 증인과 접촉해서 다시금 성서를 배우기도 했다. 잠시이긴 했지만 조셉 스미스를 비판하는 카페를 만들어 내가 연구한 자료들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은 계속 공허했지만 몰몬경을 읽고 느꼈던 그 특별한 느낌은 계속 내 마음 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미세한 음성, 너는 이 교회가 참된 곳인지 이미 알고 있다라는 생각이 계속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다.

 

 

그 이후로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했다. “정말 이 교회가 참된지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연구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바른 길로 인도해 주세요.”

 

베뢰아 사람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보다 더 신사적이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 (사도 17:11)

 

베뢰아 사람들의 심정을 가지고, 간절한 마음으로 이것이 그러한가날마다 성경을 상고하고 교회의 역사들을 찾아서 연구하고 다른 교회와 비교하면서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가 정말 참된 곳인지 아닌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성경 번역본, 교회에 대해 비판하는 자료들을 구입해서 교회의 공식 자료들과 비교했고 그러면서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몰몬경을 비롯한 교회의 현대 경전들과 선지자들의 가르침들은 성경의 가르침과 일치하는지를 가장 명확하게 알고 싶었기 때문에 신학자들의 주석의 도움도 받아가면서 성경에 더욱 파고들었다. 종교교육원에도 가능한 열심히 참석했고 가능한 객관적으로 교회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몰몬경을 읽고 느꼈던 성신의 그 특별한 느낌으로 개종을 하긴 했지만 교회의 전반적인 가르침과 역사에 대해서는 무지한 편이었기 때문에 이런 기회들은 나에게 너무나 특별했다. 답할 수 없는 질문에 봉착하면 며칠을 고민하기도 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그 답변을 찾아가면서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회복된 복음에 대한 나의 간증은 더욱 강화되었고 이 교회에 대한 의심은 조금씩 사라지게 되었다. 오히려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이 교회의 가르침은 예수께서 초기에 세우신 복음을 온전히 가르치고 있는 유일한 곳임을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자 이렇게 알게 된 진리를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나 강렬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 어느 누구 앞에서도 회복된 복음을 옹호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당돌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선교사로 나갈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나이도 이제 20대 중후반으로 치달아가고 있어 선교사로 나갈 연령이 끝나고 있었고, 모든 것을 미루고 2년간을 나가 있는 것 역시 분명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선교사로 나갈 재정적인 것도 거의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분명 나의 선택을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교회 때문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데 모든 것을 중지하고, 집을 떠나서 전도하러 나가는 아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아닌가. 가족들의 마음을 더 이상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회원 선교사로서 선교사들이나 열심히 도우면 될 것 같았고 그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모든 상황들은 내가 선교사로 나가는데 있어 장애물이었다.

 

하지만...하나님은 나를 위한 계획을 갖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