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편지(교회교육기구원장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해서 2013년 제러미 러넬스(Jeremy Runnells)라는 사람이 교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구심을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https://cesletter.org/index.html
한 때 교회에 충실했던 제러미가 교리와 역사에 대해 몇 가지 의구심을 갖고 있었고 그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할아버지로부터 갖고 있던 의문을 정리해서 평소에 친분이 있던 교회교육기구원장(CES director)에게 편지를 써보라는 권고를 받습니다. 실제로도 그 원장에 의해 제러미가 갖고 있던 의문에 대해 답변을 하겠다는 확답을 받고는 장문의 편지를 써서 그에게 보냈지만 그의 약속과는 달리 아무런 답신을 받지 못한 제러미는 그 편지를 인터넷에 올렸으며 몇몇 사람들이 그 글을 다운 받아 읽고는 교회를 떠난 경우가 생겼습니다.
그 편지의 영향으로 인해 몇몇 이들이 교회를 떠났고 그 의문점들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교회를 비판한 제러미는 결국 교회에 의해 파문을 당하게 됩니다. (아니 실제로는 파문을 당하고 싶지 않은 제러미는 몇몇 이들을 모아놓고 스스로가 교회를 ‘파문’했다는 식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참고적으로 이 편지는 제 선교사업의 동반자였던 한 미국인 친구가 읽고 영향을 받아서 지금은 활동이 저조한 상태로 저에게 읽어보라고 권유까지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이 글들을 프린트해서 읽어 보았지만 제 신앙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겉으로 드러난 사실만을 두고 보면 제러미의 선택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바는 없습니다. 평소 충실했던 교회회원이 교회의 교리나 역사에 대해 충분히 의문을 갖고 그에 대해 고민하고 번민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교회 교육기구 원장에게 의문을 정리해서 보냈는데 그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하여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올려서라도 자신의 의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을 것입니다. 이 부분까지만 두고 보면 제러미가 한 행동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합니다. 만약 동일한 입장이라면 저라도 그랬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올린 편지로 인해 교회를 반대하는 자신의 영향력이 커지자 취한 그의 행동들 중에는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에 대해 몇가지를 말해보고자 합니다.
1. 정말 그가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해 답을 들을 기회가 없었나?
제러미는 그가 가진 의문에 대해 정리한 편지를 교회교육기구에 보냈는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치 그것이 교회에는 자기가 갖고 있는 의문에 대해 답변을 할 만한 사람이나 방법이 없는 것처럼 오해를 하고는 자신이 갖고 있던 의문이 교회의 실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단정을 해버리게 됩니다. 물론 그 교육기구 원장님이라는 분이 무슨 이유로 답변을 보내지 않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했을 수도 있을 것이며, 무책임하게 그 일을 잊었을지도 모릅니다.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답변을 정리할 여유가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종교교육원 직원으로서 자기가 한 답변이 교회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어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던지 간에 제러미의 오해와는 달리 그가 가진 의문에 대한 대부분의 것들은 이미 답변이 있으며 그가 조금만 찾아보았더라면 (예를 들어 그가 의문을 갖고 편지를 썼던 2013년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던 fairlds나 BYU Maxwell institute와 같은 사이트에서) 충분히 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참고적으로 저 역시 2000년대 초반에 교회에 대한 의구심에 사로잡혀 답을 찾고 있었는데 앞서 언급한 단체들에서 제공하는 여러 자료들 덕분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영어권에서, 부족한 영어 실력으로 2013년도 보다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2000년도 초반 자료들을 통해서도 흡족할 만한 많은 답을 찾을 수 있었는데 영어권에서 그렇게 자료들을 찾고 조사하고 노력했다고 하면서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은 그의 의구심에 대한 충분한 변명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그는 정말 교회의 자료들을 읽고 정리해서 CES 편지를 기록했는가?
더욱이 그가 교회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되고 교회 역사가와 학자 리차드 부시맨의 “조셉 스미스, 구르는 거친 돌”을 비롯한 다른 자료들을 읽고 연구하면서 정리했다고 한 대부분의 그의 자료들은 기존의 반몰몬 사이트에서 거의 대부분을 표절했다는 증거가 폭로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러미가 아브라함서에 대해 비판하면서 이집트 학자의 글이라고 올린 부분은 실제 피아니스트인 Kevin mathie가 그의 사이트에서 올린 글 중 그림만 달리하여 정리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 교회의 자료들만을 읽고 연구했다던 그의 편지의 내용들은 그의 주장과는 달리 기존 교회에 적대적인 자들이 짜깁기하고 편집한 글들을 재탕 삼탕해서 편집한 것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CES 편지를 읽어 보면 정말 그가 스스로 교회 자료들을 연구해서 정리한 것인가 싶게 그 이전에(CES 편지가 만들어진 2013년 그 훨씬 이전부터) 제가 여러 경로를 통해 읽어본 반몰몬 자료들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울 것도 없고 신선한 것도 없으며, 편견을 갖고 순수하지 못한 의도를 가진 이들에 의해 오랫동안 반복되어 오던 것들을 마치 본인이 직접 연구해서 정리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그의 동기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3. 그는 교회를 반대하는 이들의 공식적인 입장을 취하는가?
그는 자신이 제시한 의문에 대해 답변해 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식의 확증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가 편지를 세상에 내놓은 이후로 그 글에 대한 많은 반박이 있어왔고 직접 그에게 토론을 제기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일언지하에 그런 제안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자기가 원하는 답변은 “교회의 공식 입장”을 대표하는 이들에게서만 받겠다는 것입니다. 즉 일반인들이 하는 답변들에 대해서는 교회의 공식 입장이 아니기에 들을 이유도 없고, 자신의 의문에 대해 답변할 권리도 없다는 식의 논리입니다. 결국 그는 총관리 역원들에 의해 직접 듣지 않는 한 받아들일 수도, 반응을 이유도 없다는 식입니다. (그래서 일부 평범한 회원들이 그의 사이트에 답변을 달고 반박을 하면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글들을 삭제하는 일들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교회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답변만 요구하고 있는 본인은 교회를 반대하는 자들을 대표하는 공식적인 위치에 있느냐고 말입니다. 교회를 반대하는 여러 단체들이 있는데 그 단체들을 대표하는 입장으로서 교회를 대표하는 자들의 답변만 듣게 되는 것인데 실제로 그는 수많은 반몰몬인들 중에 한 명일 뿐이며 그 어느 누구도 그에게 교회 반대자의 대표자로서 권한을 준 적이 없습니다. 더욱이 그의 주장에 대해 답변한 이들 중 상당수는 교회의 지원을 받는 BYU 학자들에 의한 것으로 이 역시 교회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볼 이유는 없습니다.
(참고적으로 다음 링크에 들어가면 CES 편지를 반박한 책들을 다운 받아서 읽을 수 있습니다.)
https://archive.bookofmormoncentral.org/content/bamboozled-ces-letter
Bamboozled by the CES Letter
https://archive.bookofmormoncentral.org/content/ces-letter-reply-faithful-answers-those-who-doubt
A CES Letter Reply: Faithful Answers For Those Who Doubt
4. 그는 재정적으로 투명한가?
그는 그의 편지에서 교회가 재정적으로 투명하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헌금의 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교회가 성도들의 십일조를 가지고 쇼핑몰이나 세우고 돈 벌기에 급급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는 그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그가 쓴 책을 출판사를 통해 판매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이 필요하다면서 기부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10달러에서 100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으며 1회나 매달 할 수 있는 것도 선택하게 합니다. 그가 책을 판매하고 기부를 통해서 얼마나 버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수입을 통해 그가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며 사이트 운영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그리고 기부액은 얼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 명확하게 밝힌 내역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미국의 어떤 회원이 그에게 기부 내역을 구체적으로 요청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은 바 없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전세계적인 교회의 헌금 내역에 대해 투명하지 않다고 비판하는 제러미는 왜 작은 규모의 사이트를 통해 벌어들이는 액수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기를 거부하는 것일까요? 물론 그가 벌어들인 돈으로 그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만 사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교회에 내세운 잣대는 먼저 그것을 비판한 그 자신에게 먼저 날카롭게 들이밀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가 편지를 통해 내세운 여러 주장들이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특히 몰몬경 표절 부분과 관련하여 그가 비판의 칼날을 사용한 부분을 읽어 보면 조셉 스미스가 하나님의 권세와 권능으로 몰몬경을 번역했다는 주장보다 그가 직접 당시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을 참조하여 직접 썼다는 주장을 믿는데 더 많은 “신앙”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천사의 방문보다 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더 많은 기적이 요구되는 그의 ‘표절론’은 그가 가진 논리의 취약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낸다고 느껴졌습니다.
그가 내세운 표절의 근거들을 날 것 그대로 사용했을 경우 도대체 이 세상 어디에 표절 아닌 것이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정작 그가 과거 반몰몬 서적들을 자기가 연구한 것인 양 표절하고 있는데 말이죠.
읽어 보면 이런 식으로 허접한 내용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다양한 참조 문헌과 자료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마치 객관적으로 증명된 자료인양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제로 교회의 정체를 폭로(?)하기에는 너무나 무리가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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