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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배너 오브 해븐’(Under the banner of heaven: 천국의 깃발 아래)

모로나이 2022. 4. 29. 14:40

포스터가 시사하는 바가 참 아이러니하다. 신앙적인 번민을 하는 주인공 뒤에 후기성도 예배당 모습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언더 더 배너 오브 해븐’(Under the banner of heaven: 천국의 깃발 아래)이라는 제목의 범죄물 시리즈가 Hulu에 공개되었다. (우리말로는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에게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인 이 범죄물 드라마의 주된 내용은 일부다처를 주장하는 FLDS의 영향을 받은 자들이 자칭 계시를 받았다면서 몇몇 이들을 살해하게 되는데 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충실한 후기성도인 형사가 그 사건을 조사하면서 교회에 대한 믿음에 큰 시험을 받고 결국 간증을 잃게 된다는 식의 이야기다.

 

10년 전에 이 드라마의 (실화를 근거로 한) 원작인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책에는 헌신적인 형사가 등장해서 사건을 조사하다 신앙을 잃어버린다는 식의 내용은 없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저 현대의 살인 사건과 과거 교회 초기 역사를 번갈아가며 두 사건이 긴밀히 연결된 것처럼 다루는 것이 전부였는데 드라마에서는 극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해 추가된 내용 같다.

 

 

 

이 책은 1984년에 발생한 브랜다 레퍼티와 그녀의 15개월 된 딸 에리카가 댄과 론 래퍼티에 의해 살해된 끔찍한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인 존 크라카우어는 살해범인 댄과 론이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라는 종교적인 배경에서 성장하였는데 그것이 그들이 범한 살인 사건의 주된 이유인 것처럼 다루고 있으며 종교의 이름으로 벌어진 폭력의 모습을 그리려고 한 것 같다.

 

론과 댄 래퍼티는 각각 1982년과 1983년 교회에서 파문이 된 사람들이다. 파문이라는 과정은 스스로 주님의 계명에 반대하기로 선택한 이들에게 교회에서 행하는 가장 심각한 조치로 파문된 사람은 더 이상 교회의 회원이 아니다. 따라서 그들이 범행을 저지른 1984년은 교회 회원이 아닌 시기였고 오히려 교회에 대해 적대적으로 활동한 이들이었기에 그들의 행위를 근거로 교회를 탓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

 

론과 댄은 그들을 스스로가 선지자라고 믿은 사람들이었다. 특히 론은 그가 그의 14살 된 의붓 딸을 그의 아내로 삼아야 한다는 계시를 받았다고 믿었으며 더욱이 자신의 일을 방해한 브랜다와 그의 어린 딸을 죽이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사람이었다.

 

이는 교회의 가르침에 대적하는 행위다.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어 성도들이 따라야 할 계시는 합당하게 부름 받은 교회의 선지자들과 십이사도정원회 회원들의 가르침과 표준 경전에 담긴 것들이다. 이에 대해 교리와 성약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보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네게 이르노니, 나의 종 조셉 스미스 이세 이외에는 아무도 이 교회에서 계명들과 계시들을 받도록 임명되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가 모세처럼 그러한 것들을 받음이니라. 그러한즉 너는 참으로 아론과 같이 내가 그에게 주는 것에 순종하여 교회에 권능과 권세를 가지고 계명들과 계시들을 충실하게 선포할지어다.또 만일 어느 때든지 보혜사에 의해 인도되거나, 또는 언제든지 계명에 의해 교회에 말하거나 가르치도록 인도된다면, 너는 그렇게 할 수 있느니라. 그러나 너는 계명으로 기록하지 말고 다만 지혜로 기록할지니라.” (교리와 성약 28:2-5)

 

“이는 보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의 손에서 계명과 계시를 받도록 내가 너희에게 정하여 준 자를 통하여, 너희가 한 가지 계명을 나의 교회를 위한 하나의 율법으로 받았음이니라. 그리고 이를 너희는 분명히 알지니 - 만일 그가 내 안에 거하면, 그가 데려가질 때까지 너희를 위하여 계명과 계시를 받기로 임명되는 자는 달리 아무도 없느니라.그러나 진실로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거니와, 그를 통하지 아니하고서는 다른 아무도 이 은사에 임명되지 아니하리니 이는 이 은사가 그에게서 거두어지면 그는 그를 대신하는 다른 사람을 임명할 권능 외에는 권능을 가지지 못할 것임이라.그리고 이것은 너희에게 한 율법이 될지니, 곧 너희 앞에 나아오는 어떠한 자의 가르침도 계시 또는 계명으로 받아들이지 말라 하는 것이니라.

그리고 이를 내가 너희에게 줌은 너희로 하여금 속임을 당하지 않게 하려 함이요, 너희로 하여금 그러한 것이 내게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알게 하려 함이니라. 진실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로 말미암아 성임되는 자는 문으로 들어와 내가 이전에 너희에게 말한 대로 성임되어 내가 임명한 자를 통하여 너희가 이미 받았고 또 장차 받게 될 그 계시들을 가르칠 것임이니라.” (교성 43:2-7)

 

이처럼 합당하게 성임받은 이들로 통해 주어진 계시만이 교회 전체를 위한 구속력을 지닌다. 그 외 사람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부름에 한정된, 혹은 그 개인만을 위한 계시를 받을 수 있지만 그것 역시 표준 경전의 가르침과 어긋나는 것이라면 개인의 착각, 혹은 사탄의 거짓된 가르침이라고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책에서는 1800년대 초기 역사 중에 일부를(일례로 매도우산 학살사건) 선별하여 교회가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장려하는 식으로 그리고 있지만 그것은 모든 단체나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부 극단적인 이들의 무분별한 행위일 뿐이다. 교회 회원 중에서 끔찍한 일들을 행하는 자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교회 자체가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그 일의 주된 원인을 제공했다는 식으로 정죄받아야 할까? 물론 그렇지 않다. 그런 식의 논리라면 모든 무슬림들은 테러리스트이며 독일들은 모두 히틀러의 추종자들로 봐야 한다. 과거 일제 시대에 몇몇 한국인들이 매국 행위를 했다고 하여 모든 한국인을 매국노로 해석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 방식인가?  이런 극단적이고 예외적인 사례들은 모든 곳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지 쉽사리 일반화해서는 안된다. 

 

19세기 후기 성도들이 경험한 평화와 폭력 (churchofjesuschrist.org)

 

19세기 후기 성도들이 경험한 평화와 폭력

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기초를 두고 있다. 교회의 교리와 실천 면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평화와 사랑 및 용서라는 덕성이다. 후기 성도는 신약전서와 몰몬경

www.churchofjesuschrist.org

 

따라서 이 책, 그리고 책을 근거로 한 드라마는 그냥 재미를 위한 수단으로 봐야 하지 우리가 진리를 추구해야 하는 과정에서 참고해야 할 자료로서는 가치가 없다고 봐야 한다.

 
                                                   (10년 전에 읽은 이 책은 아직 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