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몬경에 등장한 ‘말’의 존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몇몇 학계의 주장에 근거하여 몰몬경이 거짓이며 훗날 조셉 스미스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있어 왔습니다. (학계의 일반적인 주장은 미대륙에서 말의 존재는 9천년 전에 멸종했다가 콜럼버스가 스페인 군대와 함께 미대륙에 도착했을 때 말을 들였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말의 존재에 대한 일반적인 학계의 주장에 따라 몰몬경에 존재하는 수많은 물리적 증거와 정황상의 증거들을 모두 말살할 만큼 핵심적인 것이라고 보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습니다.
일례로 창세기 12:16을 보면 아브라함이 낙타를 갖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많은 학자들이 낙타를 기원전 12세기 경에야 인간이 길들여 사용한 동물이기 때문에 (아브라함 생존 연대는 대략 기원전 20세기로 추정) 이 역시 거짓된 기록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 낙타가 길들여지는 연도에 대한 학자들의 추정을 근거로 아브라함이라는 사람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은 상상의 인물로, 그의 생애가 언급된 성경 자체의 기록도, 그리고 아브라함을 실제 인물로 언급했던 예수님도 거짓된 인물이나 속임을 당한 인물로 평가 절하해야 할까요?
성경 전체의 흐름과 가르침이 주는 위대함에 비하면 낙타의 존재나 그 연대는 정말 무시할 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입니다. 몰몬경에 나오는 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몰몬경에 존재하는 말을 부정하거나, 증거가 제시하는 무게를 무시하고 그저 무조건 믿자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여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자는 것입니다.
몰몬경에 등장하는 말에 대한 언급은 대략 이렇습니다.
니파이인들이 처음 약속의 땅인 미대륙에 도착했을 때 여러 동물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말’이었습니다. (니전 18:25)
이노스는 그가 살던 시대(기원전 5세기)에 니파이인들의 삶을 묘사하면서 그들이 "많은 말"을 길렀다고 말했습니다. (이노스 1:21) 하지만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었는지에 대해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라모나이 왕은 암몬과 다른 신하들이 왕실 행렬을 위해 준비한 말을 가지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앨마 18:9,10,12, 2:6)
또한 말은 니파이 사람들이 제이라헤믈라를 떠나 7년 동안 개다이엔톤 강도들에 대한 방어 전술로 더 안전한 곳으로 철수할 때 가져간 가축과 식량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3니 3:22, 4:4, 6:1)
이처럼 말에 대해 몰몬경에서 언급한 경우를 살펴보면 (성경에 사용된 말과는 달리) 사람들이 말을 타거나 전투에서 사용된 경우를 말한 경우는 없습니다. 가끔씩 전차와 함께 언급되는 경우는 있지만 실제로 말이 전차를 이끄는 것으로 묘사되지도 않았습니다. 대체적으로 다른 가축들과 함께 언급이 되면서 때로 농사를 위하거나 식량으로 사용된 경우가 있지 않을까라는 추측도 해볼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알기로는 몰몬경 시대 사람들에게 있어 말이 유용한 동물이었지만 어떤 역할을 했으며, 어떤 의미에서 유용한 것인지 이해하기에는 몰몬경만으로는 단서가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몰몬경을 읽는 사람들은 말의 존재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고고학 기록에서의 말
아마도 가장 간단한 접근법은 점차 멸종된 말들이 실제 니파이인들과 레이맨인이 살았던 지역에서 있었다고 가정하는 것일 것입니다. (멸종했던 것으로 알려진 동물들이 실제로 발견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1년 공식적으로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동부 쿠거가 목격되었다는 사례가 많고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화석 물고기인 실러캔스가 마다가스카르 해저 협곡에서 발견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고고학자들이 증명할 수 없는 것들이 실제 여러 문헌에 등장하는 일들 역시 드문 일이 아닙니다.
최근 유카탄 반도의 동굴에서 발견된 말뼈에 대한 평가를 보면 "말이 미대륙 열대지방의 고대시대 생존했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2015년 다니엘 존슨은 고대 아메리카 미술작품에서 말의 존재 연대를 포함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2017~2018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지질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웨이드 밀러 박사는 멕시코에서 발견된 말 표본에 대해 방사성 탄소 실험을 실시했으며 그들 중 세 명은 말의 존재 시기를 몰몬경 시대 이내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이 증거는 아직 잠정적이지만, 콜롬비아 이전과 홍적세 말기 이후 시대에 미국에서 말이 존재했다는 것을 점점 더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2. 니파이인들이 "말"이란 단어를 차용한 경우
이 질문에 대한 또 다른 접근법은 몰몬경에 나오는 "말"이라는 단어가 실제 다른 동물을 가리키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역사를 통틀어, 이민자들과 여행자들이 새롭고 낯선 동식물들을 접했을 때, 원래 다른 동물을 지칭하는 그들만의 언어로 차용해서 차용어가 통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인들은 말 그대로 "강에 사는 말"이라는 뜻의 의미인 하마(hippopotamus
)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아메리카 들소는 여전히 버팔로라고 부르는데, 아메리카 서부를 처음 탐험한 프랑스 포획자들로부터 시작된 관습으로 사용된 말입니다. 고라니와 울새라는 용어는 비록 구세계에서 완전히 다른 종들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지만 유럽인들에 의해 미국 동물들에게도 적용되었습니다
몰몬경에 나오는 말의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은 스페인 사람들이 처음 왔을 때 말이 일으킨 언어적 혼란이었습니다. 다른 마야와 아즈텍 문명 사람들은 스페인 군인들이 가지고 온 말들을 ‘사슴’이나 ‘타피르’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 그것을 표현할 만한 더 나은 단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처럼 니파이인들이 미대륙에 도착했을 때 보게 된 어떤 특정한 동물을 지칭할 말이 없어서 “말”이라는 이름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3. 번역의 결과
'말'이라는 단어가 '번역의 시대착오'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 가지 두드러진 예가 성서시대에는 발명되지 않은 양초(candle)에 대한 언급인데, 이 용어는 석유 램프를 언급하기 위해 후대 번역자가 사용한 단어라는 것입니다. 성경 번역자가 성경 시대에 없었던 양초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번역했다 하여 이를 시대 착오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성경 자체를 부정할 근거로 사용해야 할까요?
'말'이 니파이인이 만들어 사용한 단어인지, 아니면 조셉 스미스가 번역하면서 사용한 단어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어느 경우든 몰몬경에 등장하는 '말'이라는 단어는 오늘날의 독자들이 가정하거나 기대하는 것을 지칭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 둘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가능성에 대해 “그건 말도 안된다. 현재 존재하는 증거가 없다”면서 부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증거 없음이 없음에 대한 증거’로 사용하는 일은 비합리적인 일입니다.
고고학적 자료와 관련하여 인내심을 갖는 것이 최선입니다. 아직 발굴해야 할 것들이 많이 남아 있고, 콜롬비아 이전 미대륙 삶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몰몬경에서 한 때 시대착오적인 것이라 여겨지고 비판 받아왔던 몇가지 유물들이 훗날 진짜로 검증된 사례도 많습니다. 지금 발굴되지 않았다 하여 나중에 발견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있을까요? 우리는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앞으로 더 많은 발견이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보다 명확하게 증거들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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