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글/개인적 생각들

침묵할 때..

모로나이 2008. 10. 19. 21:51

 참으로 많은 사람들과 이 복음과 교회에 대해 토론을 나눈 바가 있습니다. 처음 침례 받았을 당시에는 오늘과 같은 인터넷이 널리 일상화되지 않은 터였지만 유니텔이나 하이텔과 같은 통신 매체가 젊은 사람들을 주축으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저는 그 매체들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회복된 복음에 대해 나누기 시작하였습니다. 선교사들과 길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간증을 나누는 것도 좋고 주변 친구나 가족들에게 복음을 소개하는 것도 좋지만 당시 어린 저로서는, 그리고 통신수단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던 저로서는 컴퓨터라는 도구가 선교사업을 위한 한가지 방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매체들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이들도 많이 만났으며 저희 교회를 적대시하는 분들 역시 여럿 만나 논쟁 아닌 논쟁을 벌인 적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그렇게 토론을 하다 보면 때로는 침묵을 지켜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누가 먼저 포기하나 내기하자는 식으로 지루한 토론을 진행하던 적도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용하신 방법임을 다시금 인식하기도 하였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분을 적대시하는 자들에게 명쾌한 답변으로 오히려 그들을 부끄럽게 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사명은 적대자들이 제기하는 모든 의문들에 답변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시급한 일들이 진행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바로 예수는 그리스도시며 모든 인류의 구세주로서 대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태 20:28) 그분은 나사렛 이단으로서 (사도 24:5 비교) 비판 받았으며 트집잡기 위해 눈에 불을 켠 사람들에 의해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마태 22:15) 그러나 그분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셨으며 결국엔 아버지의 모든 뜻을 이루셨습니다.

 

예수께서 적대자들이 쏟아붙는 질문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시기도 하였으나 때로는 침묵을 지키시는 것이 더 합당하셨기에 답변치 아니하시고 오히려 그분의 그리스도 되심에 대해서만 간증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총독 앞에 섰으매 총독이 물어 이르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 말이 옳도다 하시고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고발을 당하되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는지라 이에 빌라도가 이르되 그들이 너를 쳐서 얼마나 많은 것으로 증언하는지 듣지 못하느냐 하되 한 마디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총독이 크게 놀라워하더라” (마태 27:11-14)

 

대제사장이 가운데 일어서서 예수에게 물어 이르되 너는 아무 대답도 없느냐 이 사람들이 너를 치는 증거가 어떠하냐 하되 침묵하고 아무 대답도 아니하시거늘 대제사장이 다시 물어 이르되 네가 찬송 받을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니라 인자가 권능자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 하시니” (마가 14: 60-62)

 

예수님을 향한 수많은 억측과 거짓된 증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그 모든 일들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기 보다는 침묵으로 일관하실 때가 있었음을 아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들이 제기하는 증거가 정말 부인할 수 없는 증거였기에 예수님은 그만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야 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그 부질없는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는 더욱 중요한 사실, 즉 그분의 사명을 온전히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아셨기에 침묵하셨던 것일까요?? 다른 분들은 어찌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으나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이들은 그분의 침묵이 의미하는 바를 바르게 이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제자라 자처하는 이로서, 저 역시 그분의 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물론 저는 거짓된 정보로 복음을 왜곡하는 이들에 대해 언제든 토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물론 이는 감정적이 아닌 논리적, 성경적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판만을 위한 비판을 원하고, 진리를 밝히고 오류를 드러낸다는 명목으로 신사적이지 않은 다툼, 논쟁만을 원하는 분의 경우는 예수님의 방법대로 침묵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차라리 그 부질없는 토론에 응하기 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고 복음에 관심 있는 분들께 더욱 시간을 쏟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다만 이러한 침묵을 오해하여 봐라,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 걸 보면 자기도 뭐 꿀리는 게 있는 것 같다. 성경적 토론을 원했더니 피하더라..하하 나의 성경지식은 역시 완벽해, 이단은 진리를 무서워해…” 등등 엄청난 착각적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자유이니 뭐라고 할 것은 없겠죠. 다만 그러한 착각은 예수님의 침묵을 그분이 메시야로서 자격이 없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는 개념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은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 언제든지 진실되며, 신사적인 태도로, 감정을 배제한 토론의 진행을 원할 경우 언제든지 응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