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역사와 교리/몰몬경

몰몬경을 번역하는 그림...그 메시지는?

모로나이 2009. 12. 11. 10:28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를 비판하기 위해서 참으로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왔고 또 현재도 진행되고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 중에 하나는 교회 출판물에 실린 그림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심각한 오류를 내포하거나, 교회가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 보면 그러한 음모론이 얼마나 엉뚱한 것인지 발견하기는 어렵지가 않습니다.


다음 그림을 보겠습니다. 이 그림은 교회 출판물에 자주 실리는 그림으로 조셉 스미스가 몰몬경을 번역하는 과정을 그림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이 그림은 조셉 스미스가 금판을 직접 보면서 몰몬경을 번역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역사를 배운 사람이라면 이 그림은 역사적인 진실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 아니란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해석의 차이는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남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윗 그림의 내용과는 달리 올리버 카우드리는 조셉과 번역 작업에 임할 때 판을 보지 않았습니다.


2. 조셉은 몰몬경을 번역하는 과정의 대부분을 판을 직접 보면서 하지는 않았다. 보통 그 판은 번역하는 과정 중에 집 외부에 감추어져 있었습니다.


3. 조셉 스미스는 판을 번역할 때 선견자의 돌을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보통 돌을 모자에 집어 넣고 빛을 차단시킨 뒤에 보여지는 내용을 서기에게 불러 주었습니다.




"위에 두 그림은 교회를 비판하는 사이트에서 가져온 곳으로 왼쪽은 교회에서 사용하는 이미지, 오른쪽은 실제 몰몬경 번역 과정이라고 표현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낯선 내용인가요? 물론 몇몇 회원들이 몰몬경 번역 과정에 대해 잘못 알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실제 몰몬경 번역 과정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워낙 목격자들의 증언도 일치하지 않고, 상당수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들은 것들을 기록한 것이 대부분이라 논쟁의 여지도 많다.) 특히 한국의 성도들에게는 위에 소개된 것들이 낯선 내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당수는 교회 출판물에 나온 그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어떤 분은 그분의 블로그를 통해 교회가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식의 글을 올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정말...교회는 진실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가요? 조셉이 몰몬경을 번역할 때 모자 속에 돌을 넣고 하거나, 실제 판을 직접 보지 않았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에 나오는 그림만을 출판물에 실어서 회원들을 속이는 것인가요? 교회가 정말로 그러한 것이라면 그 방법 자체가 너무나 엉성합니다. 특히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그런 방법이 제대로 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어리숙한 것 아니던가요?


예를 들어 번역 과정에 대해서는 교회 공식 잡지인 엔샤인에서 여러번 다루어진 바 있습다. 브리검 영 대학교의 리차드 엔드슨 교수는 1977년판 엔샤인에서 “모자 안에 있는 돌”에 대해 글을 쓴 바가 있다 다이 글은 현재 교회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읽어볼 수 있습다.

 

http://www.lds.org/ldsorg/v/index.jsp?vgnextoid=2354fccf2b7db010VgnVCM1000004d82620aRCRD&locale=0&sourceId=5a921f26d596b010VgnVCM1000004d82620a____&hideNav=1


 


또한 십이사도 정원회의 럿셀 엠 넬슨 장로는 1992년 선교부 회장 모임에서 데이비드 휘트머의 기록(모자 속에 돌을 넣고 번역하는 것)을 가지고 말씀을 한 바도 있습니다. (1993년 7월 엔샤인)

http://www.lds.org/ldsorg/v/index.jsp?vgnextoid=2354fccf2b7db010VgnVCM1000004d82620aRCRD&locale=0&sourceId=05169209df38b010VgnVCM1000004d82620a____&hideNav=1


 


번역의 구체적인 과정은 명확하지 않고 목격자들 역시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조셉이 모자 속에 선견자의 돌을 넣고 번역 하는 일들은 이미 다른 학자들에 의해서 충분히 논의된 바가 있습니다.


칠십인이었던 B.H.로버츠의 ‘in his New Witnesses for God (1895)’, 그리고 임푸르먼트 이라(1939년) BYU연구(1984, 1990) the Journal of Book of Mormon Studies (1993),그리고 FARMS Review (1994). 후기성도 저자인 조셉 필딩 맥콩키와 크레그 제이 올스터 역시 Revelations of the Restoration 라는 글에서 이에 대해 논의하였습다.


심지어 십이사도 정원회의 닐 에이 멕스웰 장로는 ‘조셉이 모자 사용한 것’를 비유를 들어서 말씀한 바도 있죠.


“야곱은 ‘푯대를 지나쳐 바라봄으로써’(야곱 4:14)으로 목이 뻣뻣한 유대인들을 비난하였습니다. 우리 역시 오늘날 푯대를 지나쳐 바라보는 실수를 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께서 그 위에서 행한 일보다 십자가의 크기에 더욱 관심을 갖거나, 혹은 몰몬경을 번역하는 과정 중에 조셉 스미스가 사용했다고 기록으로 남겨진 ‘빛을 차단시키는 모자’에 너무 매혹당한 나머지 앨마가 신앙에 대해 말한 것을 거부할 때 푯대를 지나쳐 바라보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정에 초점을 맞춤으로 핵심을 무시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푯대를 지나쳐 바라보는 것입니다.“ (Neal A. Maxwell, Not My Will, But Thine (Salt Lake City, Utah: Bookcraft, 1988), 26.)


교회를 대표하는 사도들과 여러 학자들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조셉의 모자와 선견자의 돌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교회가 진실을 감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그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멕스웰 장로님이 말씀하신 것을 유념하여 속죄보다는 십자가의 치수나 재질에 대해, 몰몬경에 담긴 복음의 핵심보다 조셉의 모자와 선결자의 돌에 더욱 큰 관심을 보여서 ‘푯대를 지나쳐 바라보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번역 과정에 대해  설명한 글이 있으니 참조하기를...

 

http://blog.daum.net/ldsbae/10756126

 


 

그럼 교회에서 출판되는 그림에 대해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간단합니다. 예술은 예술로서만 받아들이면 됩니다.


왜냐하면 예술가들의 작업과 작품을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에 사는 우리들은 너무나 있는 그대로만을 드러내는 이미지에 익숙해 있죠. 그렇기에 누군가가 사실을 조금이라도 벗어나 그림을 그리면 성을 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넓게 퍼져있는 무의식적인 성향은 종종 예술가들에게 지나친 기대를 품게 만들어, 그들이 가진 재능과 감정을 원문비평적인 사고로 연결하여 판단하게 만들곤 합니다.


예술가들은 있는 모든 것들을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그의 영혼을 붓에 담아 자신이 받은 인상과 감정을 상징적으로도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예술의 형태는 종교적 작품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그들의 목적은 사실이나 역사적 세부점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인 메시지나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림 한 장이 사실 수천마디의 말보다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지요.


그럼 이런 예술 작품의 몇가지 사례를 살펴보죠.


다음 작품은 벨기에 화가인 피에르 브루겔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예수님이 탄생하신 베들레헴을 르네상스 시대의 벨기에 마을로 전환시켰습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장면은 역사적인 정확성과는 거리가 있죠. 또한 연못 위에 스케이트나 의복, 그리고 집들은 전부 잘못되었습다. 그렇다고 해서 화가를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파렴치한으로 봐야 하나요? 아니면 작가의 마음 속에 있는 특정한 감성을 예술로 표현한 것이라 봐야 하나요?




다음 작품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마돈나’를 그린 조반니 벨리니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마리아 뒷 배경에는 중세 시대의 성이 있는데 이런 역사적인 사실과 거리가 먼 그림을 우리는 진실을 왜곡한 쓰레기로 봐야 하나요?




이 작품은 한국 작품으로 예수 탄생 시의 베들레헴을 우리의 문화와 의복으로 승화시켜 그렸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작품을 근거로 작가가 예수의 탄생이 실제로 한국에서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라 봐야 하나요??




이 그림은 아프리카 작품으로 역시 전통적인 아프리카 복장을 입은 마리아가 등장합니다. 마리아 뿐만 아니라 예수님도 흑인으로 되어 있죠. 그렇다고 하여 정말 작가는 예수가 팔레스타인이 아닌 나이로비나 에디오피아에서 태어나신 것으로 주장하려는 것이었을까요?





예술은 예술로 이해하면 된다.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 출판물에 있는 그 그림을 가지고 역사적 진실 운운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그것은 예술에 대한, 그 작가의 예술적 상상에 대한 모독이라 봐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그림을 통해 작가는 몇가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1. 번역은 실제 공개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 조셉이 무슨 책을 참조로 하여 몰몬경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번역한 것임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는 올리버의 아내인 엘리자베스 엔 카우드리와 에머 스미스에 의해 확인된 바 있죠.


카우드리: “조셉은 그와 그의 서기 사이에 커튼을 치지 않았습니다.”[John W. Welch and Tim Rathbone, “The Translation of the Book of Mormon: Basic Historical Information,” F.A.R.M.S. report WRR–86, 25.]

에머 스미스: 조셉은 우리 사이에 그 어떤 것도 두지 않고 매시간 번역하였습니다.[Joseph Smith III, “Last Testimony of Sister Emma,” Saints’ Advocate 2 (October 1879).]



2. 금판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올리버 카우드리는 그에 대해 확신하고 있었다는 점. 실제 올리버 카우드리는 “나는 내 눈으로 판을 봤으며 내 손으로 직접 만져보았습니다. 또한 번역기도 보았습니다. 그 책은 참됩니다.....나는 선지자의 입에서 떨어지는 것을 직접 기록하였습니다.”("Reuben Miller, Recorder of Oliver Cowdery’s Reaffirmations," Brigham Young University Studies 8:3 (Spring 1968): 278.)라고 기록한 바가 있습다.



3. 번역 과정은 누구의 말마따나 이상한 것도, 황홀경에 의해 진행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처럼 화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분명하며, 교회 역시 그러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출판물에 인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진실을 왜곡하는 행동인가요??


"예술은 예술일 뿐 오해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