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의식에서 프리메이슨과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는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CTR이라는 분에게 드리는 답변입니다.
이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교회가 아닌 외부에서 들었을 때 느꼈을 좌절감과 배신감을 어느 정도는 동감합니다. 몰몬경을 읽고 받았던 그 강한 느낌에 침례를 받고 열정적으로 신앙하던 초기에 우연히 접했던 반몰몬 서적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내가 속아왔나 싶은 생각에 분노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려하면서 내가 받았던 영적인 축복과 조화를 시키는 과정 중에 우리가 흔히 놓치기 쉬운 몇가지 부분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성전 의식과 프리 메이슨의 관계설이었습니다.
제가 이 점에 대해 고민하기 전에 이미 반기독교 서적을 통해 실제 예수님은 고대 신화를 표절한 것에 다름 아니라는 사실(?)을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티모시 프리크'와 '피터 갠디'가 쓴 “예수는 신화다”라는 책을 보면 예수님과 고대 이집트 태양신인 호루스를 비롯한 오리시스-디오니소스 신을 연관 지으려는 시도를 볼 수가 있는데 저자가 주장하는 자료들을 검토해 보면 그 유사성에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내가 구세주로 믿는 예수님은 단지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을 종합해 놓은 것에 불과할까? 물론 몇몇 이들은 그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관련 자료들을 내놓곤 합니다.
우리는 어느 학자가 자신의 학위를 권위로 내새워 자신들이 편집해 놓은 자료들을 근거란답시고 제시할 경우, 문외한의 경우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학자들이 근거로 내세운 자료들을 실제 살펴보지도 않으며 그저 학자들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취사 선택해 놓은 몇 부분을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물론 평범한 사람으로서 전문 자료들을 전부 확인해 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칭 전문가라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료에 대한 해석이 다르고, 관점이 다름을 안다면, 그저 일방적으로 특정 자료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암튼 저는 티모시 프리크와 피터 갠디의 주장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가능성을 두고서 그와는 다른 자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과연 고대 신화는 예수를 신격화하기 위해 사용되었던가하고 말입니다. 결론부터 내리자면 “그 어느 것도 예수님과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몇몇 이들이 예수의 부활과 오시리스 신의 부활을 그 공통점을 들지만 실제 오시리스는 부활한 것도 아니고 그저 저승신의 지위를 받을 뿐이었죠. 하지만 몇몇 이들은 단지 죽었던 이가 의식을 찾았다는 것을 “부활”이라 단정하고는 그걸 무조건 예수님의 부활과 연관지으려고 했을 뿐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신학적, 경전적 배경은 싸그리 무시해 버리고 그저 죽었다가 저승으로 가버린 고대 신화의 이야기를 표절 운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예는 한두가지가 아닌데 잘 살펴보지 않으면 그저 몇몇 이들이 자기 식으로 해석해 놓은 내용을 진실로 믿어버리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마치 이런 예수 표절설이 성전 의식을 메이슨 의식의 표절로 단정하려는 것과 너무나 유사해서 그런 것입니다. 성전 의식의 각 상징과 의식들이 복음의 원리와 어떤 관계를 갖고, 어떤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그거 단지 메이슨 의식의 표절이라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후기성도의 성전의식과 메이슨을 연관지으려는 시도를 하는 자 중에 과연 얼마나 프리메이슨과 깊게 연관되어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님은 프리 메이슨 의식에 참여해 보셨습니까? 그 의식에 참여해 보니까 성전 의식과 너무 똑같아 놀랍다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렇게 주장하는 자들”의 말을 들어 놀랍다는 것입니까? 저는 메이슨에 대한 너무나도 끔찍한 억측과 루머는 많이 들어봤지 실제 그 메이슨에 참여한 자가 직접 설명하고 쓴 글들을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다. 있다면 알려주시죠. 조셉 스미스 시대에 프리메이슨이 정말 많았는데 그들 가운데 어느 누가 후기성도의 성전 의식이 자기들의 표절판이라고 비판한 적 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제가 언젠가 다른 글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중세 시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프리 메이슨은 계몽주의 사조에 호응하여 세계시민주의적인 의식과 함께 자유주의적·개인주의적·합리주의적 입장을 취한 단체이지 무슨 사탄을 숭배하는 비밀 의식 단체가 아닙니다. 당지 신정정치를 하던 로마 가톨릭에서 보면 이런 합리주의적 단체는 지구상에서 파괴시켜야 할 이단 사설이었겠지요. 그렇기에 이 조직에 대해 온갖 루머와 악랄한 누명을 씌어 마치 사탄의 비밀 조직인양 이미지를 만들어 갔던 것입니다. 또 다른 형태의 마녀 사냥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종교 개혁을 통해 로마 가톨릭의 그릇된 가르침이 폭로되고 또 다리 합리주의 사상이 주를 이루게 된 이 시기에도 프리메이슨이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악마의 비밀 단체라는 식의 모함이, 몇몇 근본주의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퍼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시도 중에 하나가 바로 후기성도의 성전 의식을 프리메이슨과 연관 지어서 무엇인가 충격적이고 비밀적이며 사악한 일들이 후기성도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고 있는 것입니다.
설령, 성전 의식에서 메이슨의 몇몇 의식과 유사한 점이 발견되었다 한들 그것이 놀랄 일일까요? 모든 종교에는 나름대로의 유사성이 있습니다. 살인하지 말라, 이웃을 사랑하라는 기본 개념은 거의 모든 종교에서 발견되고, 침례 의식과 유사하게 물을 사용하여 정화하는 종교적 개념도 많이 발견됩니다. 각 신화마다 노아의 홍수와 유사한 전설들이 포함되어 있지요. 부처님의 가르침과 예수님의 가르침에서도 유사한 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에수 불제자설을 주장하기도 하지만요...) 뭔가 자극적인 내용을 갈구하는 이들이라면 이 모든 것들을 “표절”의 근거로 내세울 수 있을지 모르나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종교 간의 ‘공통 기원’을 근거로 내세웁니다. 기원이 같기 때문에 그에게서 파생되는 종파마다 나름대로 유사성이 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닙니까? 조상이 같은 후손들이 저마다 자신과 유사한 점을 들먹이면서 충격을 받거나 “너는 나를 표절했다”는 식으로 비난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우습습니까? 프리메이슨의 기원이 고대 솔로몬 성전에서 유래되었다는 학설을 정설로 받아들이면 초대 성전이 회복되었다는 후기성도의 성전과 프리 메이슨 사이에 유사점이 발견되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것이 그토록 자신의 간증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큰 위기가 되어야 합니까??
한발자국 양보해서....프리메이슨이 정말 사탄의 은밀한 조직이고 세계를 하나로 뭉칠 큰 음모를 지닌 단체라고 해봅시다. 1개의 거짓을 퍼트리기 위해 9개의 진실을 이용하는 사탄의 방법을 고려해 보면 우리는 왜 그가 사용한 9개의 진실마저 거짓된 것으로 판단해야만 합니까? 너무 비합리적인 행위 아닙니까??
예수님이 사용하신 여러 비유 중에 아브라함과 나사로의 비유가 있죠. 누가 16:19-31 사람이 죽은 다음의 상황과 이 지상에서 어떤 행로를 추구해야 하느지에 대한 위대한 가르침을 주는 비유입니다. 그런데 어떤 학자들은 이 비유가 고대 이집트에서 전해오던 설화에서 표절한 것이라 합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이들은 예수가 어찌 고대 신화를 표절하느냐면서 또 난리를 칩니다. 설령 예수님이 사용한 비유가 고대 신화에서 나온 것이라 한들, 그 신화 속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고 복음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핸 도구로서 이용하셨다 하여 그것이 큰 문제라고 해야 할까요?
또 성경에 보면 뱀은 사탄으로 상징됩니다.(창세기 3:1, 요한계시록 12:9) 하지만 예수께서는 또 다른 비유를 통해서 “뱀 같이 지혜롭” (마태 10:16)게 되라고 하셨으며 심지어 모세 시대의 장대에 매달린 놋뱀은 예수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민수가 21:9) 뱀 하면 사탄으로만 알고 있는 이들에게 있어서 그 상징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여 사용하시는 예수님의 방법에 대해 불쾌하게 느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통 상징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고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로도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이처럼 성전 의식도 온통 상징으로만 구성되어 있지요. 설령 조셉 스미스가 프리 메이슨의 의식의 몇가지 중에서 힌트를 얻어 자신의 받은 성전 의식의 한 부분을 구성하는 일에 포함시켰다 한들, 그것이 예수께서 사용하신 비유의 사례를 통해 볼 적에도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분명한 것은 성전에서 진행되는 모든 의식과 상징은 예수그리스도와 그분의 구원의 계획을 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의식의 몇가지 부분에서 변형이 이루어졌죠. 그것은 곧 그 의식의 상세한 부분보다는 그 의식이 내포하고 의미가 더 중요함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기에 저는 성전 의식에 참여할 때마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징적인 행위들에 대하여 그것이 예수님과 그분의 계획 어느 부분을 표현하고 있는지 골똘히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묵상하는 가운데 참여해 보면 성전 의식에서 잠들 수가 없습니다. 항상 새로운 느낌과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성전 의식은 모든 만물이 창조되고 우리 인간이 이 지상에 살다가 가르침 받고 하나님이 계시는 곳으로 돌아가는 일을 청사진으로 보여주는 감격적인 순간들입니다. 그 의미에 초점을 맞추면서 내가 더욱 그리스도와 함께 하고 싶은 소망을 키워야 할 일이지 프리메이슨과의 몇가지 유사점으로 인해 간증이 위태해지고 신권을 영화롭게 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큰 손해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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