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난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가진 것은 별로 없고 물질적 여유도 그리 많지 앉지만 밥상에 음식이 끊긴 적이 없었고 가족 중에 크게 아픈 사람도 없고 무엇보다도 우리 천사같은 딸이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다음 달이면 새로운 가족이 우리와 함께 한다는 사실로 인해 난 더 없이 감사함을 느낀다. 완전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 부족함도 많고 때로는 피곤이나 권태에 휩싸일 수도 있으나 난 우리 가족이 지상에서 맛볼 수 있는 천국이란 생각한다.
난 우리 가족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저절로 무릎을 꿇고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싶어진다. 굳이 손을 모으고 소리 내어 드리는 기도는 아닐지라도 난 항상 그분을 향한 감사함에 가슴이 부풀어 오름을 느끼며 한없이 겸손해진다. 내가 무엇이간데 이리도 많은 축복을 허락하시는지...지나친 염세주의로 빨리 이 생을 마감하고 싶어 했던 어린 시절, 낯선 사람과 마주칠 수 없는 대인공포증에 소심함. 과연 나중에 결혼이나 할까 주변에서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이 회복된 복음을 알고 나서는 생의 목적을 발견하며 이 삶이 단순히 고통만 받다가 끝나는 곳이 아님을 깨달아 더욱 의미 깊게 값진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게다가 이 복음은 다른 종교와는 달리 내세에서의 영생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는 평화를 얻을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교리와 성약 59:23) 이 평화는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이 세상이 주는 것과는 다르며(요한 14:27) 모든 지각에 뛰어난(빌립보 4:7)것이었다. 앞으로 내게 어떤 고난이 다가올지는 몰라도 그저 절망에 사로잡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포기하기 보다는 두 손 모아 기도 드리며 그 고난을 극복할 힘을 간구할 때 오는 놀라운 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힘들게 선교사업을 나와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들이 찾아와 데리고 가겠다고 통보했을 때 동반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골방에 들어가 간절히 기도하던 것이 생각난다. 부디..이 선교사업을 무사하게 마치고 명예롭게 귀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가족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여주시고 주님의 사업을 하는데 방해받지 않도록 도와주시옵소서. 그리하면...평생에 걸쳐 온전히 주님께 헌신하겠습니다. 눈물로서 간절히 기도하면서 나름대로 주님께 서원을 했을 때 놀라운 마음의 평안과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다행히도 그 이후 가족들로 인한 걱정없이 무사하게 선교사업을 마칠 수 있었다. 그 선교사업 기간은 정말 주님과 가까워지는 순간이었으며 나의 입을 통해 구도자들에게 말씀하시는 성신을 강하게 체험할 수도 있었다. 와우...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시는구나...예수는 우리 모두의 구세주가 분명하구나..침례 받을 당시 몰몬경을 읽고 경험했던 놀라운 체험이 이제는 확실한 나의 지식으로 잡아가는 순간이었다. 누군가는 간증할 때 말하는 “저는 알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가식이나 단순한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체험한, 그리고 온 몸을 관통하는 그 놀라운 지식은 어느 누구나에게 주저함 없이 “저는 이것이 사실임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전할 수 있는 자신감과 확신을 주었다.
연애도 못하고 표현도 미숙했던 나를 잡아주었던 아내와의 만남은 또 다른 축복이었다. 여러 조건 좋은 곳에서 만남을 제시해 왔지만 전부 거절하고 나를 선택해 주었던 아내. 교회의 모든 모임에 충실하게 참여하고 종교교육원에도 꾸준히 참석한 아내는 복음을 사랑하고 성품이 온화하여 화를 낼 줄 모르는 자매였다. 그런 훌륭한 자매가 나처럼 보잘 것 없는 이를 선택하고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결정했을 때 난 어쩔 줄 몰라 했다. 성전 결혼을 하기 위한 과정 중에 나의 부모님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과 장애가 있어 전화상으로 참으로 서로 많이 울면서 한없이 미안했던 내게 오히려 위로를 전해주었던 아내. 그 당시 성전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른다. 오히려 이렇게 고민하는 내게 부모님의 뜻대로 일반 결혼을 하고 나중에 인봉을 받으면 된다. 그 이후에도 성전에 자주 가면 되지 않겠느냐며 위로하는 회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성전에서 결혼할 꿈을 꾸었을 아내를 낙담시킬 수가 없었고, 나 역시 주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기로 감행하기로 하면서 아주 열렬히 기도하고 행동하기로 결심했다. 다행히도 우리 부부는 여러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성전 결혼을 할 수 있었고 열을 내면서 화를 내던 아버지도 많이 양보해 주셔서 무사하게 마칠 수가 있었다. (결혼 과정이 너무나 힘들어 다시는 결혼 같은 건 하지 말자고 농담 삼아서 아내에게 말하기도 한다.)- 지금은 부모님께서 우리 두 부부와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고 아껴주신다-
난 성전에서 이루어진 결혼으로 인해 우리 가족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음을 믿는다. 물론 우리는 하늘에서 누리는 이 영광된 가족이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른다.
“기록된 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은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못하였다 함과 같으니라” (고전 2:9)
우리가 받게 될 영광, 즉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들을 위해 예비해 두신 모든 것들은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으로도 생각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예수께서 하신 말씀처럼 땅의 일을 말해도 제대로 이해못하는 우리가 어찌 하늘의 일을 이해하고 믿을 수가 있을까? (요한 3:12) 다만 나는 다음 구절처럼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이 행복한 가족이 그곳, 즉 영원한 세계에서도 이루어질 것임을 확신하고 만족할 뿐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 가운데 존재하는 것과 똑같은 사귐이 그 곳에서도 우리 가운데 존재하리라. 다만 그 사귐에는 지금 우리가 향유하지 못하는 영광, 곧 영원한 영광이 수반되리라.” (교성 130:2)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이 가장 일반적이고 규범이기는 하겠으나 의롭지만 합당한 배우자와 만나지 못한 독신들, 그리고 편부모 가정이나 싱글맘. 재혼한 부부 등 이 모든 형태의 가족들이 하늘에서 어떻게 온전한 행복을 누릴지는 감히 상상할 수는 없으나 성약에 충실하다면,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 받을 전념하여 구하는 이들이라면 주님께서 약속하신 모든 축복을 다 받을 수가 있다. 그렇기에 하늘에서 이 가족은 어떻게 될까, 저 가족은 어떻게 될까라고 고민하거나 추측하기 보다는 “우리 가운데 존재하는 것과 똑같은 사귐이 그 것에서도 존재하리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하리라 본다. 하긴 가족이 기본이 되어 천국을 구성하긴 하겠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 안에서 한 가족이기 때문에 누가 아버지고 어머니고 자식인지에 대한 개념 자체가 큰 의미를 차지할 것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예수님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우리의 형제이시지만 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를 영적으로 거듭나게 해주셨다는 의미에서 아버지가 되신 것처럼 우리의 자녀가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형제,자매이긴 해도 결국 우리를 통해 육신을 입은 자이기 때문에 자녀가 되는 것 아니던가? 이런 관계가 천국에서는 큰 의미를 차지할까?? 비록 성전에서 인봉된 우리 가족이 천국에서 더 친밀한 관계가 되고 온전한 유대를 이루겠으나 결국은 모든 인류와 비교해 봤을 때 하나가 아니던가? 그렇기에 난 성전에서의 결혼이 영원으로 이어진다고 믿지만 그렇다고 하여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 관계를 예로 들어가면서 저곳에서는 어떨 것이냐고 이러쿵저러쿵 것 자체가 참으로 무의미하다고 본다. 하늘에서의 그 놀라운 일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런데 왜 굳이 현재의 부족한 이해를 가지고 천국에서의 그 놀라운 상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까? 그럴 시간에 내가 속해있는 가족을 지상에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복음 안에서 참된 행복과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한 증거, 그리고 영원한 성약 안에서의 가정을 이루게 된 나는 매일 밤 가족과 함께 기도하면서 우리에게 주신 그 수많은 축복에 감사한다. 그리고 우리가 받은 축복을 잊지 않게 살게 해달라는 말도 거의 잊지 않는다, 다만 나는 몰몬경에 나오는 모로나이 백성들이 “그들의 자유와 그들의 땅과 그들의 아내와 그들의 자녀와 그들의 평화를”(앨마서 48:10) 지키기 위해 일어선 것처럼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누리는 이 신앙의 자유와 이 복음 안에서 맺어진 가족들, 그리고 그 속에서 누리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분연히 일어나 행동해야 한다고 본다.
나는 내가 받은 축복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애쓰는 한편, 이 축복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교회를 떠난 이들이 제기하는 여러 거짓되거나 오해되고 있는 가르침에 대해 내 신앙을 옹호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본인이 교회 안에서 축복을 받지 못하고 상처받았다고 교회에서 충분히 행복한 이들을 비난하고 욕을 늘어놓고 부분적으로 사실인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복음의 가치를 손상시키는 이들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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