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떠난 이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는 교회의 지도자로 부름 받은 자들에 대한 비방이 참으로 주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지도자로 부름 받은 이들이 전한 몇 마디 말 속에서, 그들이 보여준 인간적인 나약함이 눈에 거슬리게 되고 결국은 그들이 지도자로 있는 교회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죠. 그렇기에 실제 이곳 댓글에 올라온 상당수의 비판 내용 중에 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결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브리검 영 회장은 배도의 첫 단계 중 하나는 자기 감독의 결점을 찾는 것이라 했습니다. (교회회장의 가르침, 브리검 영 81페이지) 혹자들은 이런 말을 들으면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권위를 옹호하기 위해 미리 선수치고 이런 말을 한 것이라 단정하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에 이 말씀을 접했을 때는 조금 부정적이었거든요. 주의 기름부음 받은 자를 험담하는 것을 하나님이 정죄하신다는 가르침을 받았을 때 이건 지도자들이 스스로 욕먹지 않으려고 하나님을 빙자하여 미리 예방책을 만들어 둔 것이 아닌가라는 다소 불순한 생각도 해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고, 경전을 연구하면서, 그리고 2년이라는 짧은 기간이긴 했으나 감독단으로 봉사하면서 나의 이런 생각은 점차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나는 누군가의 말처럼 지도자로 봉사하기에 자격미달인 사람이 교회의 부름을 받아 거들먹거리는(?) 장면을 보면서 분노하기도 하며 어떻게 저런 사람이 교회에서 높은(?) 부름을 받아 봉사하는가...면서 혀를 내두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하나님께서 그분의 일을 하기 위해 부르시는 사람은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참으로 못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전 1:27-29)
세상적으로 보면 참으로 잘난 사람들이긴 해도 때로는 영적인 면에서 한참 부족한 이들이 부름받아 봉사하는 것을 볼 때 왜 교회는 세상적으로 잘난 사람들에게만 높은 부름을 주는가..라고 분노한 적도 있으나 한편으로 그들은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약하며 천하고,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이들”일 것인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윗 구절에서는 세상적인 관점에서 약하고 천한 것을 언급하고 있으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어떻게 저런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부분을 하나님 입장에서도 “그런 천한 사람”이라고 볼 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부족한 사람을 들어 쓰시는 가운데 점점 성장하고 영적인 거인의 모습으로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한 지도자 중 한 분은 흔히 세상적으로 말하는 “속물”이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정이 들지도 않고 자신의 명예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왔습니다. 하지만 여러 부름을 받아 봉사하면서 나는 그분이 점점 그리스도와 같은 성품을 갖게 되고 겸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왜 하나님이 부족한 사람을 들어 사용하시는가..깨닫게 되었습니다. 농담 삼아 나는 주변 친구들에게 “역시 복음은 참된 것 같아. 저런 분도 저렇게 겸손하게 만들었쟎아”라면서 웃은 적도 있었죠. ㅋ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지도자라면 저런 식으로 일 안한다..” 부끄럽지만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내가 이런 부름에 받으면 더욱 합리적으로 교회를 운영할텐데, 최소한 저 사람보다는 더 잘 운영할텐데....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던가요. 감독단으로 봉사하면서 나는 지도자라는 부름이 얼마나 힘들고 개인의 능력이나 의지와 무관하게 오로지 주님께만 의존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보좌로서 바라보는 감독님은 말 그대로 헌신과 희생 그 자체였습니다. 복음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이 복음에 대한 확신과 회원들에 대한 열정과 관심, 사랑이 없었더라면 저렇게는 하지 못할 것이었죠. 그럼에도 종종 몇몇 회원들은 자신들의 마음과 맞지 않는다고 하여 감독단에게 불만을 늘어놓고 “왜 교회를 이런 식으로 운영하나요?” 불만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인정해 주지도 않고, 때로는 누군가 늘어놓는 불평과 불만을 그대로 들으면서도 고개를 숙이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도자라는 부름은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것임을 분명 깨달았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감독단으로 있었을 때 한 회원이 다가와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 불만을 늘어놓으면서 교회를 왜 그렇게 운영하냐는 식으로 불평한 적이 있었죠. 그저 죄송합니다, 전혀 몰랐습니다...라고 사죄를 하는 와중에도 너무나 억울하고 마음이 상해 이렇게 말을 던진 적이 있었습니다. “저희들도 인간들입니다. 하는 일이 많아서 미처 그 부분까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회를 왜 이렇게 운영하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참 속상하네요.” 너무나 속상해서 눈물이 나려는 것을 참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는 과연 교회에서 봉사하는 이들을 모습을 내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며 비판하고 불만을 털어놓은 것은 아니였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난 이런 경험을 통해 우리가 너무나 쉽게 내뱉는 지도자들에 대한 불만과 불평이 우리의 영성을 얼마나 갉아먹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직접 그 직위에서 봉사해 보지도 않았으면서 감히 교회 지도자는 어떻고 저렇고 뒷담화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분들은 우리가 모르는 가운데서도 많은 기도와 간구를 통해 교회 회원들에게 어떻게 봉사할지 고민하시면서 개인의 시간과 재물을 희생하여 봉사하시는 분들이니 말입니다. 그렇게 잘났으면, 그렇게 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이 답답해서 교회를 떠날 정도가 되고 싶으면, 직접 나가서 해보란 말을 던지고 싶습니다. 해보지도 않았으면서, 그저 겉에서 보는 몇몇 단편적인 사실을 일반화하여 “교회 지도자들은 하나 같이 어떻다..”는 식으로 매도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집에서 심판을 시작할 때가 되었나니 만일 우리에게 먼저 하면 하나님의 복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들의 그 마지막은 어떠하며” (벧전 4:17)
심판은 먼저 하나님의 집에서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즉 교회를 책임지고 성도들을 먹이는 지도자들이 심판의 첫 대상이 된다는 무서운 말씀입니다. 교회 지도자라는 부름은 무슨 권위직도 아니고 그렇다고 권력이나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의 감독이나 스테이크장이라나 부름을 세상에서 누가 인정이나 하던가요?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하나님의 양들을 치기 위해 부름 받은 목자로서 심판의 첫 대상이 되는 무섭고도 떨리는 직위입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이들이 나약하고 실수하고, 때로는 비상식적인 일들을 행한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부정할 자격이나 될까요? 그렇게 지도자 이상의 봉사를 하면서 더 많은 사랑과 헌신을 보여준다면야 모를까, 그렇지도 못한 이들이 나서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모습을 보면 (솔직히) 눈꼴 사납습니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지도자들도 몇몇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손을 들어 기꺼이 그들이 받은 부름을 지지합니다. 인간적으로는 모나고 꼴보기 싫어도, 그런 부족한 이들마저 들어 쓰시는 하나님을 온 마음을 다해 지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봉사하지도 못하면서 입으로는 불만을 늘어놓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서라도 우리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역사와 교리 > 현대의 선지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선지자들에게서 완벽을 기대하는가?? (0) | 2014.07.25 |
---|---|
(몰몬교) 현대에 계시가 없다고 투덜거리는 이들.. (0) | 2013.08.20 |
선지자들의 말씀을 분별함 (0) | 2012.05.23 |
교회 선지자들은 맹신을 요구하는가? (0) | 2011.10.16 |
사제술(priestcraft)이란.. (0) | 2009.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