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이것이 참된지 어떻게 알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하여 “성신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말로서 설명을 한다. 믿지 않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말 같지도 않고,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우리가 성신을 통해 영적인 진리를 알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은 말씀을 기록했다.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들을 받지 아니하나니 이는 그것들이 그에게는 어리석게 보임이요, 또 그는 그것들을 알 수도 없나니 그러한 일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라” (고전 2:14)
윗 구절에 의하면 육에 속한 사람은 성령의 일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영적으로 인식되는 진리에 대한 지식이 참으로 어리석어 보일 것이다. 설령 (한 때) 교회에서 활동적으로 봉사를 해왔던 사람이라 할지라도 영으로 인해 온전히 개종되지 않은 이들이라면 우리가 믿는 몇몇 교리들이 참으로 어리석어 보일지 모른다. 사도 바울은 이에 대해 직설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그것을 알 수가 없다. 왜냐고? 그런 일들은 영적으로 분별되기 때문이다”라고...
모름지기 사람들이란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에 대해 나름대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즉 자기가 보지 못한 것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자기가 들어보지 못한 음악은 아름다운 선율이 담긴 음악이 아니라 귀를 얼얼하게 만드는 소음에 불과하다고...이처럼 모든 판단 기준이 오로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뿐이다. 이처럼 교회에서 한 때 활동적으로 봉사해오고 나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그 속에서 영을 느끼지 못하고 영적인 면으로 온전히 거듭나지 않은 이들이라면 쉽게 이렇게 판단해 버린다. “내가 영을 느끼지 못했으니 이 교회는 참되지 않다. 내가 이 교회에서 행복을 찾지 못했으니 이 교회의 모든 회원들은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 내가 이 교회에서 불안감을 느꼈으니 교회의 모든 회원들 얼굴에서는 불안감이 엿보인다..” 뭐 이런 식으로 “내가 ~~했으니, 내가 ~~ 못했으니” 다른 이들도 이런 것임이 분명하다는 식의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에서 모든 것들을 판단한다. 예수께서 자신을 진정으로 따르려는 자들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가 8:34)고 하셨는데 진정으로 자신을 부인하지 않고 그 중심에 하나님보다는 자신을 우선으로 여긴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들을 판단하고, 자신이 모든 세계의 중심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더욱이 슬프게도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판단이 지극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토대 위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간다는 것이다.
고대의 사도들은 다음과 같은 예언을 전했다.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들이 미리 한 말을 기억하라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기를 마지막 때에 자기의 경건하지 않은 정욕대로 행하며 조롱하는 자들이 있으리라 하였나니 이 사람들은 분열을 일으키는 자며 육에 속한 자며 성령이 없는 자니라” (유다 1:17-19)
마지막 때가 되면 자신의 경건하지 않은 행위를 정당화하면서 복음의 원리를 조롱하는 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특징은 “분열을 일으키며” “육에 속해 있으며” “성령이 없는 자”라는 것이다. 사실이 그러하지 않은가. 교회를 떠난 이들은 자기 중심적인 “육에 속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성령이 없으며, 교회 내에 분열을 일으킨다. 갈라디아서 5:19-22을 보면 육에 속한 자들의 특징이 나오는데 그 중에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 이 포함되어 있다. 즉 육에 속한 이들은 원수를 맺고 분쟁을 일으키며 쉽사리 분을 내어 당을 짓고 분열한다. 나름대로는 자기 생각과 맞지 않은 것에 대한 분통과 답답함에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신성한 것들에 대해 그들이 보이는 그 적대감과 비판을 위한 비판은 쉽사리 육에 속한 특징들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교회를 떠난 이들을 육에 속한 이들이라 부른다고 하여 분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최소한 그에 대응되는 개념인 영에 속한 이들이란 표현을 더욱 싫어할 것이니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성신을 통해 알게 되었다...는 식이나 영적인 간증을 전하거나 경전을 나눌 때 더욱 분노하고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것이다.
실제로 경전에 담긴 원리들을 전하고 간증을 나눌 때 사람들이 보인 두 가지 대조적인 반응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롭다.
예를 들어 사도 베드로가 유대인들을 모아놓고 경전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전하고 강력한 간증을 전했을 때 그들이 보인 반응을 보자.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사도 2:37)
당시 그 자리에 모인 이들은 그 말씀을 듣고 “마음에 찔려”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사도들에게 물었다. 물론 그 이후 사도들은 그들에게 회개의 침례의 원리를 전하고 즉시 많은 이들이 복음 안에서 결심을 했다.
이와는 다른 사례를 보자.
이 경우는 스데반이 가르치고 간증을 전하는 경우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그 반응이 다르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그를 향하여 이를 갈거늘” (사도 7:54)
이들 역시 말씀을 들었을 때 “마음에 찔”렸다. 하지만 베드로의 경우와는 달리 이들은 마음에 찔림을 받고서 오히려 이를 갈고 성을 내어 결국은 스데반을 돌로 쳐서 죽였다.
이처럼 동일한 말씀과 영을 동반한 간증을 전했을 때 어떤 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어떻게 해야할지 사도들에게 문의한 반면 또 다른 이들은 오히려 성을 내면서 결국은 한 의로운 이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 이를 보면 영적인 사람과 육적인 사람의 일반적인 특징 역시 살펴볼 수 있다. 이는 바로 말씀과 그 말씀을 기록하게 만든 영의 특징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히브리 4:12)
그렇다. 기록된 말씀은 단지 죽은 이들의 기록이 아니라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각 사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한다. 이 사람이 육적인 사람인지 영에 속한 사람인지를 판단하게 도와주는 영적인 리트머스 종이에 해당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말씀을 전하고 간증을 나누었을 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인다거나 성을 내며 “닥치고 간증하지 마라” “성신 드립” 운운하면서 신성한 것들에 대한 비난을 쏟아 부을 경우는 더 이상 신경 쓰지 말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좋다.
예수께서도 그러셨다. 정말 진지한 의도로 접근하며 질문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예화와 통찰력이 있는 말씀으로 가르침을 주셨지만 단순히 비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질문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셨다,
헤롯이 예수를 보고 매우 기뻐하니 이는 그의 소문을 들었으므로 보고자 한 지 오래였고 또한 무엇이나 이적 행하심을 볼까 바랐던 연고러라 여러 말로 물으나 아무 말도 대답하지 아니하시니” (누가 23:8,9)
나 역시 이제 적대적이고 비난하려는 혈안으로 접근하는 이들에 대해 일일이 반응하거나 답변을 위해 힘을 쓰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그들이 알지 못한다고 하여 온갖 비난과 상소리를 늘어놓고, 심지어는 나 개인에 대한 험담까지 늘어놓으면서 킬킬거리는 모습을 볼 때면 그렇게 기분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그들의 닫힌 마음에 단 한 치의 빛이라도 들어가기를 소망해 볼 뿐이다.
(물론 거짓된 주장들을 바로잡고 의로운 간증을 전하는 일에는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몰몬경 야곱서에 보면 그리스도를 부인한 시렘의 주장에 대해 야곱이 그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 기록이 있다. 많은 설득과 간증을 전한 이후에도 자신의 마음 문을 열지 않고 비난을 일쌈은 시렘에게 그가 마지막으로 한 것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일이었다. “주여, 나의 뜻이 아니옵고 주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하나이다” (야곱 7:14) 나 역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그 이후의 모든 일들은 오로지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할 것이다.)
**(여기서 '교회를 떠난 사람'이나 '육적인 사람'은 한 때 교회에서 충실하였으나 이제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교회를 떠난 뒤에도 교회나 복음 원리에 대해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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