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침례 받은 이후 단 한 번도 빼먹지 않고 리아호나(당시는 성도의 벗)를 읽어왔다. 군대에 가서 일이등병 때 읽지 못한 부분은 제대 이후 밀린 것 다 찾아서 읽었고 상병이 되면서부터 승인을 받아 리아호나를 신청해서 부대 내에서 열심히 탐독해왔다. 물론 제대 이후, 그리고 당연히 선교사업을 할 때도 변함없이 리아호나는 내 인생의 나침반이었고 내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지도해 주는 하나님의 도구였다. 물론 때로는 이런 느낌에 시달린 적도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내용인 것만 같았고, 교회의 선지자들이 하는 말씀들이 다 비슷비슷하고 인용하는 성구들도 특정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아호나를 통해 전해지는 선지자들의 말씀과 전세계 교회 회원들의 간증들은 나의 간증을 굳건하게 하는 큰 토대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 12월 리아호나에 나오는 밸라드 장로님의 말씀을 읽으면서 너무 많이 동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대 시절부터 줄곧 절실히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해 주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솔직한 질문에, 걱정할 것 없어요. 하고 답하던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학생들이 심각한 걱정거리를 토로하면, 교사가 그 문제를 회피하고자 자신의 간증을 대답으로 대신하던 시절도 지나갔습니다.”
정말 그랬다. 정말 정직한 의도를 가진 질문으로 심각하게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궁금한 것도 많았고 정말 그 답을 찾지 못하면 이 교회에 더 이상 다닐 이유를 찾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질문을 하면 상당수는 ‘뭐 그런 걸 가지고 고민하나’, ‘모든 것 잘되리니 고민하지 말아라’...라는 식의 대답이 돌아왔고 심지어 어떤 분은 제기하는 질문에 동문서답식의 “개인적인 간증”을 나누는 분들도 있었다. 그분의 입장에서는 간증을 하면 영이 임해 나의 질문에 대한 응답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러셨겠지만 나로서는 말 그대로 답을 회피하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 이후 더 이상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여러 질문들에 대해 누군가에게 나누려는 시도 자체를 포기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에 밸라드 장로님께서는 바로 지적하셨다. 그렇게 하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고...말이다.
“당시 우리 교과 과정은 의도가 좋았으나 사실상 학생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관점에서 교회에 대한 모든 사항에 즉각적으로 접근하여 찾아보는 것이 가능해진 오늘날을 대비해 학생들을 준비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그 당시 교회의 공과 자체는 지극히 한가지 틀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 정해진 질문과 그에 대한 뻔한 대답들, 복음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가르치려는 시도는 잘 알고 있었으나 결국 인터넷을 통해 즉각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가능해진 오늘날을 준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실제 많은 회원들은 교회의 커리큘럼을 통해 얻지 못한 지식을 얻기 위해 인터넷을 찾다가 그릇된 정보에 노출되어 그들의 신앙을 잃어 버린 경우가 있었다.
“불타는 간증과 더불어 교리와 역사를 사려깊게 연구함으로써 영적인 예방 접종을 하고 복음의 투명성을 기하는 노력이야말로 학생들이 정보화 시대에서 당면하게 될 문제나 의문, 신앙의 위기를 피하거나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장 훌륭한 해독제입니다.”
교리와 역사에 대한 사려깊은 연구, 그것이 불타는 간증과 함께 할 때 앞으로 회원들의 정보화 시대에 겪게 될 의문이나 신앙의 위기를 피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해독제라는 말은 예전부터 줄곧 생각해 왔던 바였기에 이 말씀을 읽으면서 깊은 공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많은 회원들은 교회에 정해진 교과 과정에서 다루는 것 외에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이 들었다. 많은 정보 중에 특별히 회원들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선별된 것을 교과 과정으로 선택해서 가르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 동감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여러 가지 것들은 자칫 어떤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접하고서는 배신감을 느끼게 만들 정도로 투명성과 거리가 멀었다. 사실 별로 중요한 것 같지도 않지만 교회의 공과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접한 이들은 “왜 교회에서 이것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고 회의감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 그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방접종 차원에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적 교리적인 부분을 복음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앞으로 그런 정보에 노출될 경우에 심각한 의심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 교회는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최근 공과 과정에서 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 최근 열렬하게 탐독했던 종교교육원 과정 “예수 그리스도와 영원한 복음”, “회복의 기초”, “몰몬경의 가르침과 교리”, 그리고 “영원한 가족” 이 4가지 교재들에서 다루어진 것을 보면 최근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부지런히 예방접종을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한편으로 이러한 적극적인 교회의 노력에 감사하고 기뻐하면서도 “진작에 그럴 것이지..”라는 아쉬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과거 교회의 몇몇 가르침과 역사적 이야기들로 인해 신앙적으로 회의를 거듭하면서,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교회의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얻을 수 없어 답답해 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도 이 복음이 참되다는 간증 하나만을 가지고 ‘끝까지 견딤’을 수없이 외치면서 앞을 어둡게 하는 의심과 회의라는 안개를 헤쳐가면서 답을 찾고자 노력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은 마음의 평정을 느끼며, 이제는 별 큰 의심없이 신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교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그 부분에 대해 노력하고 있으니 이제는 그릇된 정보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이들이 없기를 소망해 본다.
'개인적인 글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판을 하려면 Fact를 가지고 하세요. (0) | 2017.05.20 |
---|---|
성찬식 말씀-회원 선교사업 (0) | 2017.03.18 |
뱀의 두 혀를 가진 이들.. (0) | 2016.10.01 |
말트집 잡는 자들.... (0) | 2016.03.16 |
건전한 의문에 무조건 순종하라고만 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같다.. (0) | 2016.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