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교라는 이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사에서 <“모르면 반드시 이단에 빠진다” 알면 거를 수 있는 길거리 이단들>이란 제목으로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단의 특징’을 삽화와 함께 소개한 적이 있다. 하도 신천지가 위장전도로 많이 접근해 그에 대한 폐해가 많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이단을 분별하는 법으로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그 중에 몰몬교 파트에서 다룬 그림을 보면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외국인들이 무료 영어를 하자며 접근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솔직히 부정할 수 없는 특징이긴 하다. 두 명의 말씀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외국인들이 무료 영어를 하자면서 접근하는 것은 오랫동안 선교사들이 사용해 오던 ‘선교 방식’이었으니 말이다. 나도 선교사업을 하면서 무료 영어 전단지를 상당히 많이 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내게 참으로 고역이었다. 회복된 복음을 전하러 나온 것이지 미국인 동반자와 함께 누군가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려고 나온 것이 아니었기에 그 전도 방식은 참으로 고역이었다.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부담 없이 사람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었고 또 실제로 복음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그럼에도 이건 아닌데 싶었다. 복음에는 관심도 없이 그저 외국인들과 시시껄렁한 농담이나 주고받기 위해 모임을 마련한 아줌마들과의 모임은 정말 끔찍했었다. 물론 영어를 통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긴 했다.
특히 제주도에서 봉사할 때 그야말로 봉사차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 가르치는 일을 한 것은 기억에 남는 일이기도 했다. 그 모임을 담당하신 분들이 우리에게 보이신 그 따스한 호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영어는 분명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이긴 했다. 다만 영어를 앞세워 복음을 가르치려는 시도는 위장단체에서나 하는 일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특히 언젠가 길거리를 지나가면서 사람들에게 무료 영어 광고지를 나눠주는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전도하는 시간은 아니었고 그냥 집으로 가면서 부담 없이 사람들에게 광고지를 나눠주는 일을 했는데 그 때 한 아주머니의 표정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었다. 광고지를 받아들고서는 눈을 크게 뜨면서, 경멸의 표정으로 “영어를 팔아서 사람들을 미혹해?”라고 충고하던 아주머니의 얼굴. 차라리 복음을 전하면서 그런 말을 들었다면 기쁘게 받아들였을 텐데 영어 광고지를 나눠주던 바로 그 찰나에 그런 말을 들었으니 그 때 받았던 그 충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 이후로는 영어 전도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로나로 인해 국내 모든 외국인 선교사들이 본국으로 귀국했다. 이제는 한국인 선교사들만 남아서, 그것도 자택에 머물며 온라인 상으로만 선교사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불가피하게도 우리는 이제 ‘몰몬교’의 특징이라 할 만한, “말끔한 외국인이 무료 영어로 접근하는 방식”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이제 우리 교회도 이런 오랜 이미지에서 탈피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외국인이 전하는 무료 영어 광고라기 보다는 모든 회원들이 두 손에 몰몬경을 들고 사람들에게 회복된 복음을 전하는 이미지로 정착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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