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선교사들이 만든 동영상과 여러 이벤트와 간증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제가 선교사업을 하던 시기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더군요. 그런 선교사들을 보면서 제가 선교사업 시절에 경험했던 것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나는 왜 후기성도가 되었나?(6)-선교사업의 기억들이란 제목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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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업의 일들을 떠올려 보면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때만큼이나 간절하게 기도하고, 처절하게 경전에 파고들고, 영의 강함 임재를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의 지원이 전혀 없이 거의 도망치듯(?) 나온 선교사업이었기에 2년이란 시간동안 가족들로부터 선물을 받아본 적도 없고 심지어 전화 통화를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다른 선교사들은 크리스마스다 뭐다 하면 선물을 잔뜩 받고 피데이만 되면 오랜시간동안 전화나 이메일에 메달렸지만 저는 그저 부럽게 동반자의 모습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외로웠고 견디기 힘든 순간들이었지만 항상 내 곁에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셨고 부모님과 같았던 선교회장님이 계셨습니다.
낯선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다가가 말을 걸어볼 정도의 배짱이 전혀 없었던 제게 길거리 전도나 가가호호는 정말 힘든 것이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누구에게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웃음 지으면서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복음을 소개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 이것이 아마 모든 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신기하게 시간이 지나니까 되더라구요. 사람만 보면 자연스럽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걸거나, 아니면 전도지를 전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다 힘들지만 계속 꾸준히 해보니까 나중에는 사람이 지나가는데 말을 걸지 않는 것이 부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선교사업에서의 겪었던 일화 중에 몇가지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많은 경험들이 제 영적 성장의 도약을 이루었지만 특히 몇몇 경험들은 제게 잊을 수 없는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1. 제가 ZL(지역지도자)이었을 때입니다. 선교회장님이 제가 지역지도자가 되었다고 집에 편지를 보냈던가 봅니다. 그 때 동생에게 이메일을 한통 받았는데 부모님이 난리가 나셨다고, 제가 무슨 이 교회에서 큰 직책을 받았는가 본데 더 이상 내벼려 두었다가는 큰일이 날 것 같아서 당장 비행기 표를 예약해서 선교지로 와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다행이 동생이 막아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빨리 마무리 하고 오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때 간절하게 기도드렸습니다. 제가 2년이란 세월을 무사히 마치게 해주신다면 그 이후 평생에 걸쳐 주님께 더욱 열심히 봉사하겠다고..부모님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주셔서 제가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게 해달라고 그저 시간이 날 때마다 주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집에 있는 것이 불안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밖에서 전도하면 보냈습니다. 아침에 나가 밤에 집에 들어오면 온 몸이 쑤시고 아팠지만 오늘 하루도 무사하게 보냈다는 생각에 오히려 감사했습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부모님께서는 찾아오시는 일 없으셨고 2년이란 시간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서 힘든 시간일수록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고 더 열심히 주님의 사업에 몰두할 때 그 어려움들은 사라진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2. 울산에서 봉사할 때였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동반자와 아파트 단지 앞에서 기도를 하고 준비된 사람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고 영이 어디로 인도하는지 느껴보자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동반자와 제가 아파트를 쭉 둘러보다가 갑자기 마음이 가는 동을 발견하고는 그 곳에서 가가호호를 했습니다. 가장 윗층부터 내려오면서 초인종을 눌렀고 예상했겠지만 대부분 거절을 당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느 집의 초인종을 눌렀는데 한 아주머니의 음성이 인터폰을 통해 들렸으며 저희를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의 선교사로 소개했을 때 천주교에 다니니 다른 집으로 가시라는 말을 듣고는 발걸음을 옮길 때였습니다. 그 때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한 청년이 나왔습니다. 그 아주머니의 아들이었는데 저희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자기는 BYU에 다니기 때문에 교회에 대해 잘 안다면서 저희를 집에 초대했습니다. BYU에 다니긴 했지만 회원이 아니었던 그 형제님은 자기가 알고 있던 교회 회원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본인은 교회에 관심이 없지만 자기 친구들 중에 일부를 토론에 참여하도록 소개해 주었습니다. 실제로 그 친구들 중의 일부를 만나 토론을 가르쳤으며 침례도 주었습니다. 그 형제님들이 아직도 교회에 다니고 있는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동반자와 기도하고 영의 인도를 간구했을 때 분명히 주님께서 준비된 자를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3. 서귀포에서 봉사할 때였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그곳은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가르칠 사람들을 찾아야 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외곽 지역으로 나갔을 때 무슨 냇가 옆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곳을 갔습니다. 몇 명의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모여서 음식을 먹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저희가 밝게 인사를 하면서 그분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때 그 일행 중에 한 분의 아주머니가 저희를 보더니 갑자기 막 욕설을 퍼부으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단 **들이 깨끗한 서귀포에 와서 왜 **을 하느냐. 당장 사라져라!’ 다른 일행들이 만류할 정도로 입에 거품을 물고 소리소리 지르던 그 아주머니는 다른 교회의 사람이었습니다. 몇 분 정도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퍼붓고 주변 사람들이 말려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동반자와 저는 당황했지만 마음이 동요되거나 하는 일 없이 너무도 평온하였습니다. 아니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오히려 기뻤습니다. 저희는 몇마디 복음을 소개하고는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길을 지나다가다 그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그 때마다 주변 사람들 시선 의식하지 않고 욕설을 퍼부었는데 너무 기뻤습니다. 그 아주머니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저희를 바라보았고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욕을 퍼붓는 아주머니에게 정중하게 복음의 회복에 대해 몇마디씩 나누었습니다. 물론 듣거나 하는 일이 없이 무조건 말을 끊고는 당장에 사라지라는 말만 들었지요. 흥미로운 것은 그 이후에도 아주머니를 길가에서 만나는데 만날 때마다 조금씩 적대적인 감정이 누그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마지막에 그 아주머니를 만났을 때 전에는 무조건 욕설만 늘어놓던 분이 존댓말을 사용해서 부드러운 어조로 대화를 나누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결론은 우리가 서귀포에서 떠나라는 말이었지만 말입니다. ^^
저는 이 경험을 통해서 감정적으로 격해질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주님의 영은 우리에게 평안을 주실 수 있다는 것이고 아무리 적대적인 사람이라도 우리가 평온한 마음으로 다가갈 때 조금이나마 마음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4. 이것도 울산에서 봉사할 때로 기억합니다. 그 때는 버스를 타고 조금 먼 지역으로 와서 전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도를 하다가 우연히 어떤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그 아주머니는 참된 교회를 찾고 있던 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누군가를 만나 성경의 특정한 한 구절을 듣고 마음의 변화를 느껴서 부지런히 성경을 연구했다는 그 아주머니는 다른 교회들을 다 찾아봤지만 자신이 찾은 진리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같은 선교사들도 만나서 이야기를 해봤지만 별 도움이 안되었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자기 동네에게 교회를 소개하고 있던 저희들을 발견하게 되어서 이렇게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성경에 대해 정말 많이 알고 있었으며 대화를 하면서도 성경의 이런 저런 구절들을 찾아서 저희에게 읽어주면서 오히려 저희를 설득하려고 했었습니다. 이분과 이야기를 하면 보통 3,4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만큼 열의도 강했고 알고자하는 마음과 더불어 자신이 이미 알고 확신하던 진리(?)를 저희에게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그분과의 만남 중에서 제가 특별하게 경험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전에는 들어보지 못했던 난해한 구절들을 들고 와서 저희를 설득하려고 했는데 그 때 마음 속으로 간절히 기도하니 그 자매님이 제기하는 질문에 대해서 명확한 답변과 함께 관련 성구가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그 구절을 제시하고 설명을 하면 그 아주머니는 참으로 놀라하면서 이런 구절은 본 적이 없었다면서 그에 대해 반박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해 당황스러워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여러번 되풀이 되었고 결국 그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당신들처럼 성경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선교사들은 본 적이 없다’고 말입니다. 예전에 읽었겠지만 그 의미를 명확하게 알지 못했고, 어디에 있는지도 찾기 힘들었던 몇몇 성경 구절들이 그 때만큼 적절한 시기에 떠올랐던 이 경험을 통해서 “내 말을 선포하려 힘쓰지 말고 먼저 나의 말을 얻으려 힘쓰라. 그리하면 네 혀가 풀리리라, 그런 후에 네가 원하면, 너는 나의 영과 나의 말, 참으로, 사람을 확신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을 갖게 되리라.”(교성 11:21)는 말씀이 참됨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교사를 준비하는 예비 선교사건, 선교사로 봉사하는 시기이건 열심히 주님의 말을 얻으려 힘써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교회로 오고자 했던 그 아주머니는 남편의 반대와 거리상의 제약으로 인해 더 이상 우리와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ㅠㅠ)
선교사업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주님과 더욱 친밀하게 교제하고 그분의 영을 더욱 강하게 느끼며, 간증의 깊은 토대를 제공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힘든 가운데서도 선교사업을 선택하고 주어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교사님들을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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